거인의 생각법 186- 괴로움이 보내는 숨은 메시지 사용하기
인스타그램에서 공저기획에 참여한 김**작가님의 스토리를 우연히 보다가 손가락을 멈췄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일단 캡처했죠.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모친상에 관한 이야기였거든요.
어떻게 할까 생각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당장 빈소를 방문해서 꼭 안아드렸을 텐데요. 오늘 저녁 책 쓰기 무료특강이 잡혀있어서 다녀올 수가 없었습니다. 저녁 책 쓰기 무료특강에 김**작가님도 신청해 둔 강의였죠. 무료 특강이 끝나고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강의 준비와 리허설을 했습니다.
캡처한 내용은 함께 공저에 참여한 작가님들이 계신 오픈채팅방에 모친상 소식을 전달했습니다. 세상에 혼자만 남겨졌다는 생각이 들 때 한 사람 내가 여기 있다는 한 마디와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된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2년 전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셨을 때 전 직장 동료가 서울에서 지방까지 와주고, 와서 말없이 안아주고, 손잡아 줬을 때 너무 고마웠던 기억이 있거든요. 김**작가님에게 엄마의 상실감이 지금 당장은 감당하기 힘들죠. 경사에는 못 가도 조사에는 꼭 가려고 합니다.
점심을 잘 못 먹었는지 오후 4시부터 복통이 생겼습니다. 화장실에 갔다가 침대에 누워서 30분간 눈을 붙였습니다. 머리에 바가지를 비스듬히 씌어놓으면 가장자리 한 바퀴가 갑자기 욱신욱신 거릴 정도로 두통도 함께 왔거든요. 잠깐 누워있으려고 했는데 이 상태로는 힘들어 보여서 잠시 더 눈을 붙였습니다. 몸부터 안정시켜야 했죠. 아무래도 저녁에 수업을 마치고 빈소에 가긴 어렵겠다고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마음을 전할까 고민하다가 네이버 검색창을 열었습니다. 직접 가는 대신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거든요. 일전에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자이언트 북 컨설팅 대표 이은대 작가님이 화환을 보내주셨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공저로나마 저와 인연이 된 작가님입니다. 장례가 끝나면 사라지는 화환일지 몰라도 상주들에게는 위로의 마음이 전달됩니다. 근조화환을 신청해서 보냈습니다. 주말이라 배송이 5~6시간 늦을지 모른다는 알람문자가 옵니다. 빨리 보낼 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미 늦어버렸죠.
몇 시간 뒤에 김**작가님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힘내시라고, 언젠가 우린 다시 만날 거라는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통화하는 건너편에 감정이 겪해져 흐느끼는 목소리가 살짝 들렸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상실감을 느꼈습니다. 추도예배를 드릴 때 찬송가에서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라는 곡을 불렀죠. 그 곡을 부르고 나니, 죽으면 엄마를 다시 만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동안 편찮으시다가 이젠 편하게 지내시겠다는 생각을 하니 상실감이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곧 만날 테니까요. 김 **작가님에게도 그 위로의 말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중하게 여기던 물건이나 사람을 잃으면 갑자기 상실감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그 감정에 흐느끼다 보면 마음만 더 아픕니다. 충분히 슬퍼해도 됩니다. 그리고 그 감정을 빨리 정리해야 합니다. 다시 만나게 될 때까지 아쉬움만 갖고 살기보다는 다시 만났을 때 이렇게 잘 살아왔다고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청량리역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던 적이 있습니다. 지갑을 잃어버린 사실도 모르고 저녁을 먹고 집으로 걸어오다가 문득 지갑이 사라진 걸 발견했습니다. 갑자기 멍해지고 지갑에 들어있는 돈 보다 신분증과 카드가 더 걱정되었습니다. OTP 카드까지 있었으니까요. 일단 카드회사에 분실신고부터 하고, 혹시나 해서 청량리 역에 분실신고가 들어왔는지 전화로 문의했습니다. 방금 분실된 지갑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카드 색상과 신분증을 확인합니다. 신분증을 가지고 오면 가져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온몸에 긴장이 확 풀렸습니다. 지하철 타고 왔던 길을 차를 가지고 다시 청량리역으로 향했습니다.
다시 돌아옵니다. 다시 만납니다. 그동안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감정적으로 슬펴 하기보다는 이성적으로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에 관심을 돌립니다.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후회하지 않아야 하니까요. 미리 예방하는 습관이 있어야 합니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전화 한 통이라도 더 드리고, 한 번 더 찾아뵙고, 혹시 잃어버린 게 없는지 멈춰서 뒤를 한 번 되돌아보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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