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교보문고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자이언트 작가 사인회가 열립니다. 오늘은 <마흔에 꽃 피운 삶을 고백합니다>를 출간한 이선희 작가님의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이 작가님은 독서와 평생교육을 통해 나다움을 찾고, 현재 한국코칭협회 KPC 전문 코치로 활동 중이십니다. 매달 열리는 이 모임은 자이언트 커뮤니티의 작가님들이 모이는 오프라인 소통의 시간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행사에 참여해 보니 묘한 동기부여를 받습니다. 작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책 써야겠다”는 의지가 생기기 때문이죠. 물어볼 곳이 없는 궁금증도 여기에서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자신의 경험을 글로 쓴 전문가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이런 작가들의 모임이 참 좋습니다. 궁금한 것을 묻고 답을 얻는 것만으로도 얻는게 많거든요. 출간된 이웃작가들의 책에서도 배울 게 많았습니다.
저는 자이언트 커뮤니티에서 책 쓰기를 시작한 덕분에 2022년에 첫 책을 출간했고, 잠실 교보문고에서 저자 사인회를 2022년 10월에 했습니다. 운이 좋았죠. 제가 블로그에 잠실 교보문고에서 저자 사인회 하면 좋겠다고 글 쓴 적이 있습니다. 아마 이은대 대표님이 그 글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저자 사인회 해 보겠냐고 물으셨어요. 저는 당연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했죠. 그 이후로 엄마 기일에 가족들과 여행을 갔던 날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매번 사인회에 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해, 부산, 대구, 경주에서까지 올라오는 작가들이 있으신데, 걸어서 갈 수 있는 제가 빠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멀리서 오는 작가님들과 인사나누고 친밀감이 생깁니다. 새로운 소식들도 많이 듣고요.
오늘은 조금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네 분의 작가님들이 제 책을 가져오셔서 사인을 부탁합니다. 그런데 막상 사인을 하려고 하니 작가님들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겁니다! 줌 화면으로 항상 뵙던 PDS 불렛 저널 관리 이혜진 작가님께 사인을 해 드리는데, 갑자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옆에서 혜진 작가님과 따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는 결국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작가님, 성함이 기억이 안 나는데 어떡하죠?”라고 물었습니다. 다행히 혜진 작가님께서 이름을 말씀해 주셔서 그제야 사인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공저에 참여한 서영식 작가님도 책을 내밉니다. 아뿔싸! 또다시 성함이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작가님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납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침 수업 시간에도 뵌 분이고, 공저에 함께 참여한 작가인데 말이죠! 오늘 두 번이나 이름을 잊어버리는 실수를 했습니다. 제가 정말 잘 잊어버리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금 되새깁니다. 그래서 저는 종이든 스마트폰이든, 블로그든 적어 두고 반복해서 확인하거나 필요할 때 검색해야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는 건 너무 중요한 일인데도요. 기록하는 이유죠.
다른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자이언트 천무 독서모임에서는 연속 출석을 하면 1만 원 교보문고 상품권을 제공하는 이벤트가 있는데요. 제가 출석 체크를 담당하고 있어요. 오늘 한 작가님이 “이윤정 작가님, 이거 어떻게 사용하는 거예요?”라고 묻습니다. 3장의 교보문고 기프트카드를 교보 캐시로 전환해 드렸습니다. 상품권을 받으시고, 사용법을 몰라서 계속 가지고 계셨더라고요. 지난번에도 같은 질문을 하신 분이 계셨는데, 이 일을 통해 제가 ‘지식의 저주’에 빠져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당연히 알겠지라고 생각한 것을 상대방은 모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거죠.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저를 자책할 뻔 했지만, 바로 솔직하게 질문했습니다. 궁금한 것을 묻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관계를 깊게 하고 행동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힘이 있으니까요.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이름을 자주 부르고,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거죠. 나의 고민과 실수를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 상대방은 마음을 열고 더 많은 것을 공유해줍니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질문이 행동과 친밀감을 만들어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