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자서전으로 쓰는 방법, 첫걸음

이윤정 라이팅코치의 글쓰기 수업

Jan 6. 2025

성공적인 작가 플랜의 핵심은 글감을 평범하게 선택하는 것이다. - 396 {파이어 북 라이팅}

-와이작가 이윤정 라이팅코치

자서전을 써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자서전을 쓰는 첫걸음은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내 삶의 평범한 순간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왜 자서전을 쓸까요? 많은 사람들이 “내 삶은 특별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무슨 책을 써.'라고 단정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자서전은 특별함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자서전을 쓰는 이유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아 성찰과 자기 분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심리적인 치유와 성장 단계를 거칠 수도 있고, 후대에 무형의 지식을 남겨줄 수도 있겠죠. 무엇보다 책을 씀으로써 개인의 성장을 더 불러올 수 있습니다.

평범함 속에 담긴 진심이 담긴 마음이 자서전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 싶어요. 자서전이라고 이름 붙이니 엄청 거대한 인물처럼 느껴지니, 평범한 우리는 자기 계발서나 에세이로 나만의 평범한 일상의 경험을 가볍게 담으면 충분합니다.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로 풀어쓸 수 있습니다. 전문가가 쓴 딱딱한 글보다, 오히려 삶이 묻어난 찐 경험이 들어가 있는 책이 독자에게 더 도움이 됩니다.

자서전 쓰는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해 볼게요.

첫째, 소재를 좁힙니다. 내가 살아온 인생 모두를 책 한 권에 담지 않습니다. 인생을 돌아보면서 딱 하나는 꼭 알려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특정 사건 하나를 떠올리면 됩니다. 삶의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이나, 일상 속에 있었던 한 가지 주제를 고르는 일이죠. 예를 들면, "직장에서의 점심시간 활용법" 혹은 "매일 아침 가족과 출근하는 일상 이야기"처럼 작은 주제에서 출발해 보세요.

둘째, 솔직함이 전부입니다. 독자들은 화려한 성공담을 원하지 않습니다. 진솔한 이야기에 공감하죠. 오히려 실패했을 때의 감정, 그로부터 깨달은 교훈을 숨김없이 글에 담는 일입니다. 직장에서 잘 나가는 사람은 상위 5%~10%밖에 되지 않거든요. 그러니 나머지 사람들은 항상 불만에 싸여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감하는 독자층이 훨씬 많아집니다.

셋째, 평범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메시지를 정합니다. 자서전이라고 해서 거창한 게 아니라, 특정 사건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당신만의 자서전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훈과 공감을 일으키는 책이 되도록 초점을 맞추는 게 필요합니다. 자서전이라고 나를 위한 책을 쓰는 게 아니라, 자서전도 읽히기 위해서는 독자를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을 놓치면 안 됩니다.

자서전을 쓸 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자신의 삶을 포장하려고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길게 쓰면 안 됩니다. 독자들이 읽기 쉽도록 짧고 간결하게 쓸수록, 독자들에게 전달이 잘됩니다. 불필요한 배경을 구구절절 쓰지 않습니다. 핵심 메시지와 사례 위주로 적는 게 더욱 좋습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담을 때는 먼저 허락을 받고 쓰거나, 자신의 감정을 담기보다는 사실 위주로 팩트를 쓰도록 해야 합니다.

자서전을 써보고 싶지만, 첫걸음을 떼기 어렵다면, 평범한 일상, 오늘 하루를 SNS에 글로 남겨보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진심을 담아 써보고,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정합니다. 그리고 그 주제를 40개만 적으면 책의 분량으로 충분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정주영 회장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를 읽은적이 있습니다. 어떤 자서전 보다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시련을 마주했을 때 다시 한 번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해준 책이었어요. 500원 짜리 지폐의 거북선 이야기와 보리밭으로 잔디를 흉내낸 스토리는 잊혀지지 않습니다. 작은 이야기부터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그럼 오늘, 당신의 첫 문장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