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구매한 바르셀로나행 항공권
지난여름 스페인 바르셀로나 방문기
스페인 가는 67만 원짜리 성수기 특가 항공권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 3월의 어느 날, 문뜩 여름휴가 때 어디를 가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한 것이 2년이 넘었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로 항공권 구매 어플인 스카이스캐너 (Skysc anner)를 열었다. 그리고 여름 성수기의 특가 항공권 하나를 발견했다. 인천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공권 가격이 65만 원에서 70만 원! 경유하는 항공권이었지만 여름 성수기에 있을 수 없는 가격이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바르셀로나를 살폈다. 7월 마지막 주 성수기 가격이 67만 원이었다. 에티하드(ETIHAD)라는 아부다비에 거점을 두고 있는 중동의 항공사.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무료 환불이 가능하고, 여행지에서 코로나가 걸릴 경우 현지 치료비 보험까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코로나로 입국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랐지만, 가격도 저렴했고, 취소와 환불이 가능했기에 나는 즉시 결제를 했다.
우리의 출발 편은 7월 22일 금요일 오후 17:50분에 인천을 출발하여 23일 토요일 오전 08:30분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는 EY857+EY 49, 돌아오는 항공편도 토요일 오전에 출발하여 일요일 정오쯤에 도착하는 것으로 일정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결제 금액은 환차손, 기타 수수료 등을 포함하여 3인 모두를 합쳐서 205만 원!
그렇게 항공권을 예약을 하고 코로나로 인한 입국 제한이 풀리기만을 기다렸다. 다행히 몇 달 후 유럽에서는 코로나 입국 제한이 풀렸고, 우리나라도 입국 후 자가격리가 해제되었다. 우리 가족은 '22년 7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스페인으로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내가 구매한 항공권 일정
운이 좋게 배정된 이코노미 스페이스
여행 날짜가 다가왔다. 이때쯤 고민이었던 것이 좌석 지정이었다. 에티하드 항공은 좌석을 지정하는데 비용이 필요했다. 좌석이 조금 넓은 이코노미 스페이스로 지정하면 인당 10만 원, 기타 좌석도 약 3만 원의 지정 비용이 들었다. 우리 가족은 3명이었기에 혹시나 떨어져 갈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4번의 비행, 모두 좌석 지정을 하면 적어도 40만 원, 많게는 120만 원의 항공권 비용이 늘어나서 일반 항공권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출발 30시간 전에 열리는 온라인 체크인 시간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출발 이틀 전에 우리 좌석을 자연스럽게 지정이 되어 있었다. 아부다비까지는 운이 좋게도 이코노미 스페이스, 아부다비에서 바르셀로나까지는 일반 이코노미로 정확히 배정이 되어 있었다. 돌아오는 편에서도 아부다비까지는 일반석, 서울까지는 이코노미 스페이스가 지정이 되었다. 운이 좋았다.
가자 인천공항으로!
7월 22일 금요일 아침, 우리는 짐을 챙겼다. 짐이 많았기에 우리는 차를 이용해서 공항으로 달렸다. 여행기간이 9일로 조금 길었기에 주차 요금도 고민이었다. 확인해 보니 인천공항 주차장은 1일 주차요금이 9,000원, 공항 철도를 2 정거장 옆에 있는 운서역 공영주차장은 1일 주차요금이 4,000원. 그래서 우리는 운서역 공영주차장으로 차를 몰았다. 다행히 평일이라서 주차장에는 자리가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여행객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운서역 주차장도 거의 만차 수준이라고 하니 이점은 유의해야 한다. 우리 가족은 차량을 주차하고 짐을 들고 다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 제1터미널로 향했다. 에티하드항공사의 수속 데스크에 들려서 여권과 백신접종 증명서를 제출했다. 아이도 이번 여행을 위해 2번의 백신 접종을 했지만, 2주가 지나지 않아서 나중에 바르셀로나 입국 시에는 보여주지 말라고 했다. 12살 이하는 접종증명서가 필요 없으니 괜한 말썽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직원의 얘기였다. 탑승권을 받고 짐검사와 입국 수속을 마치고 인천공항 면세점 거리로 들어갔다. 아직 한산한 분위기. 여행이 본격화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우리는 라운지에 들려서 잠시 시간을 보낸 후에 5시쯤 게이트 입구로 갔다. 예상외로 에티하드의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의외로 아부다비를 거쳐서 유럽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안전한 중동을 거쳐서 유럽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었다.
중동 항공사의 특별함
에티하드의 첫인상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항공기는 새것이었고, 절반 이상이 한국 승무원들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선물도 가득했다. 기내의 영화나 게임도 여느 항공사에 뒤지지 않았다. 가성비로 본다면 괜찮은 항공사였다. 다만 항공기를 탈 때부터 느껴지는 아랍어와 특유의 향이 조금은 어색할 수는 있었다. 한국에서 아부다비까지의 비행시간은 약 10시간. 기내에서 2번의 식사가 나왔고, 맛도 나쁘지 않았다. 영화 몇 편을 보고 음악을 듣고 하다 보니 어느덧 비행기는 아부다비에 도착하고 있었다. 현지 시각 오후 22시 40분 정도에 비행기는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한국 시각으로 하면 새벽 4시. 피곤했다. 기내 문을 열고 나가는데, 현지 기온 40도. 하하하 웃음이 나왔다. 밤 기온이 40도가 넘다니 역시 중동의 여름은 대단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터미널 1에 있는 글로벌 라운지로 갔다. 약 4시간 동안 아부다비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아부다비 공항. 피곤함의 기록
거의 10시간의 비행. 우리 가족은 지쳐있었다. 특히 7살 어린 아들은 잠이 부족했다. 비행기에서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빠져서 잠을 거의 안 잤기에 더욱 피곤해 보였다. 그래서인지 비행기에서 내릴 때부터 짜증이 이어졌다. 사진을 찍을 여유조차 없었다. 겨우 설득하여 라운지에 들어갔지만, 그 자리에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아부다비의 라운지는 한국 라운지와 분위기가 달랐다. 음식도 별로 없었고, 좌석도 그리 편안하지 않았다. 여기저기 음식물이 자리에 남아있었고, 여유자리도 거의 없었다. 그런 분위기 때문에 아이도 빨리 라운지를 나가자고 우리를 졸랐다. 1시간 30분 정도 간단히 음식을 먹고 우리는 다시 터미널로 나왔다. 우리 셋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공항을 걸었다. 아부다비 공항의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그런데 탑승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은 거의 없었다. 탑승구의 좌석은 정말로 모두가 만석이었고, 사람들은 피곤한 나머지 그냥 바닥에 누워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우리 가족 3명은 앉을자리를 찾았지만, 30분 동안 한 자리도 찾을 수 없었다. 그냥 공항 바닥에 앉았다. 너무나 졸리고 피곤했기에. 새벽 1시쯤에 독일로 가는 항공편 보딩이 시작된 후에야 그 사람들이 떠난 3개의 자리를 겨우 차지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 3명은 그 자리에 누워서 잠이 들었다. 그렇게 1시간이 넘게 곤히 잠이 들었다. 코를 골 정도로 피곤함이 가득했다. 현지 시각 새벽 2시 30분. 한국 시각으로 아침 6시쯤 바르셀로나행 항공기 보딩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우리는 게이트로 달려가서 다시 두 번째 항공기에 탑승을 했다.
드디어 바르셀로나다!
EY 49편에 올랐다. 지정된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주변 모든 좌석이 인도사람들로 가득 찼고, 인도식 영어가 시끄럽게 들렸다. 동양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비행기는 아부다비의 새벽을 가르며 이륙했고 그 이후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잠깐잠깐 식사 시간에 아내가 나를 깨웠지만,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치 기절을 한 듯이 몇 시간 동안 잠에 취해 있었다. 그리고 약 7시간을 비행했다.
바르셀로나 현지 시각 오전 8시 30분! 드디어 스페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인천에서 10시간, 그리고 아부다비에서 4시간 경우, 다시 7시간을 타고 무려 21시간 만에 스페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바르셀로나 하늘을 바라보면서 나는 안도를 했다. 긴 여정이 끝나서 좋았다. 그 자리에서는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나 했다. '앞으로는 아이와 함께 경유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겠다'라고.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여행을 다녔지만, 아이와 함께 도시를 경유하는 항공권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지는 전혀 몰랐다. 이번 여행을 마지막으로 아이를 동반할 경우 무조건 직항으로 가겠다고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했다. 나와 아내도 힘들지만,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이 정말 마음 아팠다. 그렇게 우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은 까다롭지 않았다. 무조건 OK? 코로나와 짐검사 모두 통과였다. 30분 만에 출국장으로 나왔다. 시간을 오전 9시를 조금 넘기고 있었다. 하늘은 맑았다. 우리는 택시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