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도착. 그러나.

지난여름 바르셀로나 여행기

by Wynn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 도착해서 택시 정류장으로 향했다. 마스크를 벗어보니 벌써부터 지중해의 내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스페인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만, 대중교통이나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써야만 했다. 우리는 다시 마스크를 쓰고 택시를 탔다. 그리고 곧장 숙소로 향했다. 우리는 일주일 동안 2곳의 숙소를 예약을 했고, 그 첫 번째 숙소는 노보텔 바르셀로나 시티였다. 이 숙소는 중심지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으나 구엘 공원이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거리가 가까워서 처음 3박 4일은 노보텔을 숙소로 정했다. 택시는 공항에서 시티 중심을 거쳐서 약 30여분을 달렸다. 그리고 노보텔 바르셀로나 시티 앞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택시비는 약 40유로(5만 원) 정도가 나왔다. 오전 9시 30분에 호텔에 도착했으나 아직 우리가 머물 방이 준비되지 않아서 일찍 체크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우리는 짐을 맡기고 호텔을 나섰다.

우리의 첫 번째 숙소 노보텔
엔칸츠 벼룩시장

우리는 호텔을 나서서 약 600m 정도 떨어진 엔칸츠 벼룩시장으로 향했다. 호텔 바로 앞에는 둥그란 로켓처럼 생긴 바르셀로나 디자인 박물관 건물이 있었다. 특이하게 생긴 이 건물을 지나서 바로 앞에 엔칸츠 벼룩시장이 있었다. 벼룩시장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를 하고 갔지만, 그리 인상적인 시장은 아니었다. 우리의 황학동 벼룩시장처럼 일상에서 쓰는 중고물품을 가지고 나와서 파는 그런 시장이었다. 시장을 한 번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시장 앞에는 트램이 지나는 길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니 '여기가 유럽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벼룩시장을 둘러보고 우리는 바르셀로나 바닷가로 향했다. 약 2km 정도의 거리였기에 30분 정도 걸어야 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아이가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비행기를 타고 21시간을 달려와서 힘들고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모든 것이 귀찮고 힘들어 보였다. 도저히 못 걷겠다고 칭얼대기 시작했다. 아무리 다그쳐도 쉽게 말을 듣지 않았다.


어린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배운 것이 있다. 일정은 하루에 1곳, 많아야 2곳 정도만 다녀야 하고, 꼭 식사 시간을 챙겨야 한다. 너무 많이 걸어도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금세 짜증을 내고 더 이상의 일정 소화는 불가능해진다. 이번 바르셀로나 여행도 역시 내 맘 같지가 않았다. 2016년생 아드님(?)을 모시고 다니는 유럽 여행이기에 모든 것을 아이에게 맞출 수밖에 없었다. 이 투정의 시작이 바로 지금이었다.


아내가 아이를 설득하고 달래서 바르셀로나 해변가로 향했다. 오전이라서 그런지 가는 길에는 사람들도 드물었고, 문을 연 상점도 거의 없었다. 그렇게 아이의 손을 잡고 30분 정도를 걸었다. 드디어 바르셀로나의 지중해와 접한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바닷가 근처에 오니 문을 열고 있는 상점이 몇 개 보였고, 우리는 그곳에 들어가서 브런치를 먹었다. 아이가 너무 배가 고팠는지 브런치 세트를 허겁지겁 먹었다. 피곤하고 많이 배가 고팠던 모양이었다. 그런 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여행지 방문만을 고집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브런치를 먹고 해변 근처를 산책했다.

해변에는 유명한 나이트클럽과 술집들이 줄지어 이어지고 있었다. 반대편 바닷가에는 초가의 호화 요트들이 정박해 있었다. 바로 여기가 지중해의 항구 '바르셀로나'였다.

화사한 햇살이 가득한 지중해를 둘러보고 우리는 체크인 시간에 맞춰서 다시 호텔로 향했다. 이번에도 바르셀로나 거리를 구경하면서 걸었다. 기대와는 다르게 길가는 한적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많은 가게가 문을 닫은 것을 볼 수 있었다. 호텔에 도착해서 다시 잠시 로비에서 앉아서 대기를 했다. 그 사이 너무 피곤했던지 우리 가족은 로비에 앉아서 잠이 들어버렸다. 거의 하루 밤을 지새웠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오후 3시. 우리는 드디어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온몸이 천근만근. 너무나 피곤했다. 짐을 풀고 간단히 샤워를 했다. 그리고 호텔 근처에 있는 대형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과일과 음료수, 그리고 간단한 도시락을 사 왔다. 한국에서 준비한 음식을 더해서 간단히 늦은 점심을 먹었다.


시차적응이 덜 된 우리 가족은 그렇게 잠이 들었다. 오후 5시 이른 시각에 잠이 들었고, 다음 날 아침에 되어서야 깨어났다. 바르셀로나 첫날은 너무나도 힘든 하루였다. 일요일부터 본격적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일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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