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엘 공원에서 만난 도마뱀

지난여름 바르셀로나 여행

by Wynn

바르셀로나 첫날은 시차적응으로 인해 비몽사몽 마무리되었다. 첫날 우리 가족은 오후 5시쯤에 잠이 들어서 정말 달콤한 단잠을 잤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는 너무나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사실 바르셀로나의 오후 5시는 한국에서는 한밤중인 새벽 1시였고, 우리가 잠을 깬 새벽 4시는 한국 시각으로 정오 12시였다. 아이에게 시차 대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서울과 스페인의 시차를 고려할 때 오전 일정은 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지만, 며칠 동안 오후 일정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결론은 빨리 아침을 먹고 여행지로 향해서 일찍 숙소로 들어온 후에 푹 쉬는 것이 최고였다.


아침 7시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우리 가족은 호텔 1층의 식당으로 향했다. 1등으로 조식 뷔페 문을 열고 자리에 앉았다. 준비된 음식들을 둘러보니 노보텔 바르셀로나 시티의 조식은 꽤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다양한 빵과 치즈, 밥과 계란 요리 등 따뜻한 음식도 많았고, 신선한 과일과 주스까지 괜찮은 아침식사였다. 우리는 든든히 배를 채우고 일찍 구엘 공원으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8시 40분쯤 택시를 타고 구엘 공원으로 갔다. 시간은 15분 정도 걸렸고, 택시 요금은 약 13유로 정도가 나왔다. 후문에 도착하니 아직까지 공원이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공원이라서 다른 입구가 있을까 찾아봤지만, 다른 입구는 없었다. 매표소 앞으로 가서 입장 시간을 확인해 보니 9시 30분. 약 30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20분 정도가 지나서 9시 20분 정도가 되니 매표가 시작되었고, 나와 아내는 각각 10유로를, 아이는 6살이라서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드디어 구엘 공원에 입장했다. 구엘 공원은 건축가 가우디가 오랜 후원자인 구엘을 위해 건축한 곳으로, 1984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바르셀로나의 대표 공원이다. 곡선 벤치와 파도 동굴, 하이포스타일 홀 등이 공원에 위치하고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공원이었다. 특히 꽃보다 할배 스페인 편에서 곡선 벤치에 앉아서 바르셀로나의 멋진 풍경을 지켜보는 광경이 방송되면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우리 가족은 공원 오른쪽 뒤편에 위치한 후문에서 자연의 광장 입구로 이동했다. 중간에는 현지의 돌을 활용해 아치형태로 만든 동굴 같은 공간들이 이어졌다. 그 위에는 광장으로 향하는 길이 있었다. 길 주위에는 오스트리아에서 기증받은 나무로 만든 오스트리아 공원이 있었고, 잠시 후에 넓게 펼쳐진 광장이 나타났다. 운동장 같은 광장이 눈에 들어왔고, 가장자리로 곡선의 벤치가 길게 뻗어 있었다.

벤치는 깨진 파일을 모자이크 방식으로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빗물이 벤치를 타고 내려가서 아래에 모일 수 있도록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우리 가족은 뜨거운 햇살을 가리기 위해 나무 그늘이 있는 벤치 위에 앉았다. 그리고 약 30분 정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카르멜 언덕 위해서 지평선처럼 펼쳐지는 바르셀로나 풍경을 감상했다.

사실 이곳은 바르셀로나 부유층을 위한 고급 빌라촌으로 60채의 가구를 지을 예정이었으나, 1차 세계대전이 발생하는 바람에 1~2채만을 완성한 채 미완성으로 방치된 공원이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지금은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전 세계 여행객들이 머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되어서, 부자들이 아닌 세계인들을 위한 여행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곡선 벤치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으니 행복감이 온몸을 감싸 안았다. '이런 것이 스페인 여행의 즐거움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이는 광장의 모래밭에서 모래 놀이를 즐겼고, 나와 아내는 살포시 손을 잡고 벤치에 기대앉아서 하늘과 바르셀로나 풍경을 즐겼다. 30분 정도가 지나니 광장이 사람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우리는 계단을 내려와서 100개의 기둥이 있는 하이포스타일 홀로 내려왔다. 이 공간은 1907년 완공되었으며 고대 그리스 델포이에 서 착안해 86개의 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자연을 담은 건축물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구엘 공원의 입구 쪽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는 유명한 도마뱀 분수가 있었다. 줄을 서서 사진을 찍어야 할 만큼 인기 있는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사진 촬영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아이도 이곳에서 기다림 끝에 사진을 한 장 찍고 계단을 내려왔다. 후문이 아닌 정문에서 바라본 구엘 공원은 예술 작품 그 자체였다. 마지막으로 그 모습을 머릿속에 남기고 구엘 공원과는 아쉬운 작별을 했다.

구엘 공원을 나와서 우리는 다시 택시 정류장으로 5분 정도를 걸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기대하고 기대하던 최고의 관광지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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