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리틀 포레스트를 꿈꾸며.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에서
새해 연휴를 마치고 서울로 향하는 길. 우리 가족은 경북 군위군의 특별한 장소를 찾았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촬영지인 경북 우보면 미성리의 작은 시골집. 리틀 포레스트 주인공이던 김태리 씨가 살던 바로 작은 농촌마을의 집이었다.
2018년 봄, 나는 우연히 영화관에서 '리틀 포레스트'를 만났다. 시골 생활과 맛있는 음식을 배경으로 한 일본 원작 영화로만 알고 찾았던 그 영화. 그렇게 별생각 없이 관람했던 영화 '리틀 포레스트'였다. 평일 오전이라서 오롯이 큰 영화관에 혼자 앉아서 관람했던 그 영화. 그렇게 만났던 '리틀 포레스트'는 그날 이후부터 내가 사랑하는 최고의 영화가 되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도시 삶에 지쳐서 다시 돌아온 시골에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자연과 시골 삶을 다시 느낀다. 과거 엄마와의 시골 추억과 음식의 대한 향수. 그것이 주인공에게 소소한 행복을 주고 새 시작을 위한 작은 숲(리틀 포레스트)을 만들어준다. 고향 친구들과의 돈독한 사랑과 우정도 도시 삶에 지친 그녀에게 따뜻한 기운을 선사한다. 영화는 그 당시 몸도 마음도 지쳐 있던 내게 큰 힘이 되었다. 새로운 희망이라는 소소한 행복을 선물해 줬고, 따뜻한 웃음을 찾아주었다. 내게 힐링이라는 선물을 준 최고의 영화였다.
그 영화의 중심이 된 공간이 바로 이곳이었다.
멀리서 영화 속의 시골집이 눈에 들어왔고, 근처의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고 내리는 순간, 가슴이 두근두근! 금방이라서 영화 속 주인공인 김태리 씨가 시골집 앞에 앉아 있을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 상상으로 시골집으로 향했다. 차가운 날씨였지만 10여 명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았고, 집안 여기저기를 돌면서 사진도 찍고 있었다. 나도 영화 속의 장면들을 추억해 가며 촬영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시골집은 영화 속 모습 그대로였다. 영화는 막을 내리고 지금은 기억으로만 남아있지만 여기저기에서 영화 속 한국 농촌의 사계와 그때 주인공과 친구들의 표정이 기억났다. 시골에서 태어나서 도시의 정글 같은 회사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는 내게 힐링 같은 장소임이 틀림없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탔던 자전거를 비롯하여 처마 밑에서 말리던 곶감, 그리고 집안 내부에서 맛깔난 음식을 만들던 소품까지 그대로 남아있었다. 아이는 집안 모습이 궁금하다며 이내 신발을 벗고 방 안쪽으로 들어가 버렸고, 나는 시골집 둘레를 돌면서 영화 속 이야기를 다시 상상했다.
차가운 날씨에 15분 정도 시간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 삶의 작은 리틀 포레스트를 찾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마냥 웃음이 나왔다. 행복했다. 도시화로 인해 내가 살던 시골 고향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내가 뛰어놀던 산과 들, 그리고 작은 숲은 거대한 아파트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영화 속 풍경이 내게는 리를 포레스트로 기억되고 있다. 시간이 된다면 겨울이 아닌 봄이나 여름, 가을에 이곳을 다시 찾고 싶다. 영화 속의 사계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자연을 찾아 여행을 자주 다니는 이유도 어쩌면 잃어버린 그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를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힘들 때마다 그리운 흙내음과 따뜻한 햇살, 돌과 바람, 나무의 향을 찾아서. 다시 밟고 일어날 수 있는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