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과 'D', 그리고...

최악의 고과와 승진 누락!

by Wynn

그날은 내 회사 생활 최악의 날이었다.

차장 승진을 앞둔 마지막 인사 고과를 확인하는 그날. 나는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인사고과 'D'

우리 실의 120여 명 간부사원 중 최하등급 고과를 받은 것이었다.

승진대상자인 내게 우리 윗분들이 선물해 주신 제대로 된 '엿' 선물이었다.


인사평가 내용을 살펴보니 어디에서 나쁜 내용은 없었다. '잘하고 있다. 우수하다' 이런 문구를 남기고 최종 평가는 D! (S.A.B.C.D중에 가장 낮은 등급으로 전체 인원 중 5% 이하 또는 조직에서 1~2명 정도만 주는 고과) 볼수록 정말 놀라웠다. 어이없는 헛웃음이 나왔다.


나는 팀장님에게 달려가서 면담을 신청했다. 하지만 팀장은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하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사실 지금 팀장은 잘못이 없었다. 나는 약 1달 전 옆 팀에서 바로 지금 팀으로 옮긴 상황이었다. 전 팀장과의 갈등으로 지금의 팀으로 옮겼고, 결국 고과는 그 전팀장님이 주고, 실장이 확정한 것이었다.


일을 즐기는 완벽주의자. 보고서 하나는 어느 누구보다 자신 있었던 나였다. 현업에서 기획조정실로 착출 되어 6년간 일하던 나는 몸이 좋지 않아서 1년 전에 고향팀으로 돌아왔고,

는 몸 상태가 더욱 나빠져서 2달의 휴직을 했던 상태였다.

복직 이후 팀장과의 관계가 소홀해졌고 급기야 회의시간에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서 나는 옆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승진을 앞두고 있었기에 더 이상의 갈등은 도움이 되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결과는 D. 나는 정치범이었다. 일을 못했다기보다는 확실히 괘씸죄에 걸린 것이었다. 휴직이 명분이었고 자신의 팀장 권위에 도전하는 내가 싫었던 것이 분명했다.


승진차에서 고과 D는 퇴사를 하라는 의미다. 이유는 향후 4년이 지나야만 이 고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3년간은 승진이 불가능한 고과다. 허탈 웃음이 다시 한번 나왔다.


조용히 옥상에 올라가서 멍하니 먼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숨이 이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전화기가 울렸다.

"김 과장. 요즘 뭐 하냐?"

예전에 같은 팀에 계셨던 상무님의 전화였다.

오늘 사정을 이야기하니 다음 주에 만들어지는 자신의 조직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그분은 최고경영층의 지시를 받고 신규조직 인원을 모으고 있었다. 회사의 핵심 신사업 조직이었다.

그리고 나는 1주일 후 다시 새로운 조직으로 이동을 했다.

결국 그 해 승진은 누락되었다.

2년 전, 1년 전에 특진 후보로 올라갔지만 TO문제로 제외되었고. 이번에는 D를 받고 점수 미달로 승진에 누락되었다. 도 정말 없었다.


그렇게 나는 신사업을 하는 새로운 팀으로 옮겨서 1년동안 정말 열심히 일을 했다.


그렇다면 결론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다행히도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고과 D로 승진이 불가한 상황이었지만, 다음 해 사업부장(부사장)께서 직접 나를 위해 나서주셨다.

직접 인사담당 중역을 만나서 해명을 해주셨다. 그래서 다음 해에 기적처럼 승진할 수 있었다.

다행히 나는 새로운 조직의 팀장,실장, 사업부장들의 도움으로 기적을 만들 수 있었다.


차장 승진연차에 받은 고과 D!

어쩌면 내게 훈장 같은 영원히 기억에 남는 인사고과였다.

하늘이 무너져서 솟아날 구멍은 있다.

고과 D의 교훈이었다.


참고로 D를 주신 실장님은 3년전 집으로 가셨고 팀장님은 보직 면직 후 평팀원으로 타조직에서 일하고 있으니 달콤한 복수 끝.

이런게 직장생활이다.



이 글은 일부 내용을 추가하고 수정하여 브런치북에

https://brunch.co.kr/brunchbook/romanticworker 에 수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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