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등산을 좋아한다.
흙과 돌, 낙엽으로 쌓인 산길을 걸으며
오롯이 나만의 생각에 빠질 수 있고
땀방울을 흘리며 운동도 할 수 있기에
나는 산을 좋아한다.
어제는 오랜만에 산에 올랐다.
언제나 그렇지만
산행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정상 높이가 497m 정도로
그리 험한 산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산은 산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발길을 옮길 때마다
거친 숨이 흘러나왔다.
중간중간 쉬어서 오르기 때문일까
오르는 중간중간 많은 사람들이
내 주위를 지나갔다.
젊은 시절에는 경주하듯이
산을 올랐지만, 이제는 아니다.
지금은 내 체력을 너무나 잘 알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산행 속도로
천천히, 그리고 쉬엄쉬엄 오르는 것이
내 산행 습관이 되었다.
빠른 것보다는 천천히
내가 목표한 장소에 오르는 것이
내 산행 스타일이 되었다.
오늘도 느릿느릿 산 정상에 올랐다.
또 하나의 작은 목표 달성이다.
정상에 올라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올라온 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오르는 시점에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산꼭대기 정상만이 저 멀리 보였지만,
정상에 올라와보니
올라오는 굽이굽이 작은 길들이 보였다.
삶도 그런 것이 아닐까?
목표를 향해 오를 때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길에 대한 확신이 없기에
불안하고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순간순간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다.
하지만 그것을 버텨내면서
앞만 보고 저벅저벅,
그리고 지치고 않고 고통을 이겨내고
정상에 오르게 되면
그제야 올라왔던 길들이
저 아래로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걸어온 길이. 내가 살아온 길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그것은 등산과 같다
50이 다가오는 지금
조금씩 내가 걸어온 삶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 저 멀리 올라가는 길은 보이지 않지만
뒤를 돌아보면 올라온 길은
어느 정도 눈 앞에 들어왔다
어린 시절부터 고민 많던 중고등학교 시절
방황하던 청춘시절과
회사에서의 20년
웃음이 나왔다
이정도면 잘 올라온 듯 하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고 체력도 남았으니
더 오를 수도 있다.
내 삶의 등선에 올라
다시 신발 끈 굳게 매고
앞으로 걷는다
인생이라는 산의 정상을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