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세상사는 건 만만치 않다
퇴근하면서 생각하는 노래
어제는 퇴근하면서 문뜩 술 한 잔 생각이 났지만,
오늘은 퇴근하면서 노래 한 곡이 생각났다.
그 누군가와 함께 어울려서
살아가는 데는 요령이 필요한 것 같아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이 눈치채지 않게
요리조리 잴 줄도 알아야 해
대세를 파악해 되도록이면 잽싸게
조금만 비겁하면 왜 만사가 편안하대잖아
눈 딱 감고 치사하게 표 안 내고 얍삽하게
누구보다 앞서려 한다면 알아둬야 해
자존심 따윈 접어둬
몸에 밴 아부가 밝은 내일을 약속할 거야
정말 어른들 말씀은 뼈가 되고 살이 돼
세상 사는 건 말이야 만만치가 않더라
대학 새내기 시절 들었던
이승환의 노래 '세상사는 건 만만치가 않다'다.
오늘은 이 노래가 정말로 떙겼다.
그 당시 나는 그냥 웃음으로 넘기며
그 노래를 즐겼다.
'어떻게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야 하지?'
세상을 비꼬는 가사가 듣기 좋았고
나는 그렇게 안 살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년 직장인이 된 지금.
노래의 한 구절 한 구절이
내 맘에 속속 들어오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요리조리 분위기 파악해 가면서
윗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하고
자존심 따위를 버리고 시키는 일에 집중해야만
회사 생활의 밝은 미래가 보장된다.
그렇게 압삽하게 치사하게 살아야만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뒤늦게
제대로 깨닫고 있다.
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지가 벌써 두 달이 넘었다.
어찌 그 시간이 지나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어지는 보고서와 회의로 오늘 하루도 지나갔다.
회사를 떠나 있던 휴직 생활
그때가 살포시 그리워진다.
역시 세상사는건 말야
정말 만만치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