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연휴
우연히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앞을 지났다.
30~40년이 지난 그 추억의 공간.
그 시절 친구들과 함께 여기저기 뛰어다니던
추억 속 건물들도 그대로 남아 있었고,
그 당시 그렇게 넓게 보였던 운동장은
지금 내 눈에는 작은 공터처럼 보였다.
그냥 시간만이 흘러지나 가고
나만 나이 들어버린 것이 아닌가라는
잔념이 스쳐 지나갔다.
초등학교 앞을 지나면서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 학교 앞 문방구.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멍하니 가게 한 구석에 앉아서
장난감들을 구경하며
주인아저씨와 이야기 나누던
그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그 당시 주인아저씨는
머리 하얀 어르신이 되셔서
문방구 한 구석에 앉아계셨고,
여전히 초등학교 또래 아이들은
문구점 한 구석에서 이야기 꽃을 나누고 있었다.
문뜩. 문뜩.
그때 함께 뛰어놀던 친구들이 생각났다.
남규, 강용이, 진석이, 재연이, 정수 등등.
이름만 기억이 나고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 그 친구들.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하고 있을까?
이런 노랫말이 생각난다.
나 어릴 적에 함께 다닌 친구가 있었죠.
키는 아주 작았고
얼굴은 귀엽게 생긴 나의 옛 단짝.
늘 함께 붙어 다녔었죠
취미도 달랐고 성격도 달랐지만
서로의 고민거리를 진지하게 들어줬었죠
서로 나이가 들수록 각자의 길을 걸었고
세월이라는 헛된 물결 속에서
우린 서서히 서로를 잃어만 갔죠
지금은 어디 사는지조차 알 수도 없지만
시간이란 건 우릴 무디게 하고
이렇듯 세상은 내게 모든 걸 받아들이게 하죠
친구 때문에 화도 나고 질투도 했었죠
내가 가지지 못한 그 친구의 큰 것들을 부러워했죠
산다는 것은 무심해요
사랑했던 친구 소중했던 기억들
단지 잊히기만을 위해 있는 것처럼
서로 어른이 될수록 각자의 삶을 얻었고
그 대신 세상은 친구를 뺏어갔죠
새롭게 변한 주위에 적응하라며
지금은 아무 느낌도 없이 지내고 있지만
가끔 어릴 적 친구 생각이 날 땐
이렇게 세상이 나를 바꿨다
변명만을 하죠
오늘따라 나의 옛 친구들이 그리워진다.
가끔 즐겨 듣는 015b의 나의 옛 친구라는 노래.
서로 나이가 들수록 각자의 길을 걸었고
세월이라는 헛된 물결 속에서
우린 서서히 서로를 잃어만 갔죠
지금은 어디 사는지조차 알 수도 없지만
시간이란 건 우릴 무디게 하고
이렇듯 세상은 내게 모든 걸 받아들이게 하죠
이승환의 애잔한 목소리가 나의 귀를 맴돈다.
친구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