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_리더의 무식은 유죄다

실패한 조직의 리더

by Wynn

"참가자 대신 참가인으로 고치세요!"

보고 자리에서 팀장은 내게 말했다.

"의미에 차이가 없는데요" 나는 짧게 답했다.

"느낌이 안 좋아요. 그냥 바꾸세요!"

팀장은 다시 나를 주시하며 지시했다.

나는 또 한 번 이렇게 답했다

"언론사 '기자'라고 하지 '기인'이라고 하진 않죠."

팀장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대략 5년 전 회사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다.

이 일을 시작으로 나는 그 당시 팀장과 사이가 멀어졌고 결국 그 팀을 떠나게 되었다.

이런 방식은 사소한 꼬투리 잡기가 이어졌고

보고서는 언제나 큰 그림이 사라지고

누더기가 곤 했다. 이는 나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구성원들이 같은 상황을 마주했고

어느 순간 팀의 업무는 엉망이 되었다.

갈등이 커져서 나부터 팀을 떠나고

다른 팀원들도 하나둘씩 팀을 떠나기 시작했다.

결국 팀장도 이듬해 여름 팀을 떠났다.

그 팀은 다른 팀에 흡수되었다.


사실 그는 성실한 팀원이었다.

과장 시절 열정이 가득했고 성실하기까지 했다.

융통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 빼고는

부지런하고 완벽하게 일을 처리했다.

다른 이들의 귀감이 되었고 성과도 출중했다.

문제는 조직장이 되면서부터 발생했다.

모든 기준이 자신에게 맞춰졌다.

경주마가 되어서 조직을 이끌었다.

앞만 보며 주변과 팀원들을 바라보지 않았다.

직원들 이야기에 귀를 막았고

오직 윗분만을 바라보며 힘차게 달렸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었지만

오래전 가치와 사고방식이 그를 지배했다.

다양한 의견을 올려도 무시당하기 일쑤였고,

새로운 일에 대해서는 피기에 급급했다.

과거에 사로잡혀서 미래에 다가서지 못했고

그 사이 팀원들은 그와 점점 멀어졌다.

팀원들을 설득하기보다는

팀장의 권위로써 제압하려고 했다.

그는 점점 조직에서 외톨이 섬처럼 되어지만

자신은 그것을 몰랐다.

아무도 그에게 진솔하게 얘기해주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리더가 되면 많은 것을 버려야 한다.

버려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리더의 자리다.

직장생활에서도 어디에서도 동일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힘을 가진 조직의 보스가 아니라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리더다.

자신의 권한을 내려놓고 귀를 열어야 한다.

그래야 전문성을 가진 리더가 될 수 있다.


자신이 유능했던 연주가라도 그것은 무의미하다.

다양한 직원들의 재능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지휘자가 되어 그들을 이끌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리더들의 몫이다.


우리 주위에는 세상의 변화를 외면하며

꽉 막혀 버린 답답하고 무식한(?) 리더들이 많다.

자신들의 과거 화려한 스펙이 전부인양

그것에 빠져 세상을 영위하는 그런 사람들.

결국은 그들은 모두를 힘들게 하고

조직을 망친 후에 유유히 사라진다.


변화에 둔감하고 권위로 조직을 망치고

실행력 없이 말만 하는 리더.

이런 리더의 무능함은 조직을 절망으로 이끈다.


리더의 무식과 무능은 완벽한 유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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