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휴가의 시작
드디어 2025년 달콤한 여름휴가의 시작. 열심히 일한 나와 우리 가족들을 위한 특별한 보상 시간이 왔다.
올해의 여행 주제는 말레이시아 럭셔리 여행. 10여 년 전에 아내와 함께 싱가포르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잠시 르당섬에 들른 적이 있는데, 그 당시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본토를 찾게 된 것이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와 서북쪽의 휴양섬 랑카위에서의 특별한 1주일을 준비했다. 몇 년간 모아 왔던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쿠알라룸푸르 왕복하는 프레스티지 좌석을 구매했고 숙소도 5성급 럭셔리 호텔로 예약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휴가 첫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말레이시아 입국 카드(MDAC) 등록이었다. 출국 3일 전부터 가능한데 잊고 있다가 당일에서야 등록한 것. 여권정보와 출입국 정보를 입력하는 것인데, 10여분이면 충분히 마칠 수 있었다. 오전 11시쯤 짐을 챙기고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 가족은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떠나는 해외여행이라서 그럴까? 아내와 아이의 얼굴에서는 웃음꽃이 떠나질 않았다. 미리 예약했던 발렛 주차를 하고 인천 제2터미널 A 구역에 있는 전용수속 데스크로 가서 티켓을 받고 출국 수속을 진행했다. 예상보다 붐비지 않아서 20분 만에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우리 항공편은 KE671. 인천공항을 오후 4시 20분에 출발하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오후 10시 정도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라운지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보딩 시간에 맞춰서 탑승구로 향했다. 아들 녀석의 손을 잡고 가장 먼저 항공기에 탑승했다.
프레스티지 좌석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이코노미석보다는 넓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잠시 후에 또 하나의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항공기 문이 닫히기 직전, 서너 명의 사람들이 우르르 탑승을 했다. 내 옆 통로를 지나서 프레스티지 가장 앞자리에 앉는 사람은 바로 GD, 지 드래곤이었다. 와이프와 아들의 앞자리에 GD와 수행원이 앉았고, 내 옆 자리에는 그의 매니저가 앉았다.조심스럽게 옆 자리의 GD 매니저에게 물으니 내일과 모레 쿠알라룸푸르에서 공연이 있다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프레스티지 절반 정도가 GD 공연 관계자였다. GD와 잠시나마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오후 5시쯤 이륙을 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까지는 약 6시간 10분 정도가 걸렸다. 근사한 기내식 코스 요리를 즐기며 영화 몇 편을 보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어른 김장하'. 경남에서 한약방을 하면서 가장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후학양성을 위해 학교를 설립하여 나라에 기부한 김장하라는 어르신의 이야기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찐한 감동이 밀려왔다. 때때로 눈물도 흘렸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 자신보다는 사회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감동 그 자체였다. 김장하라는 어르신의 인생을 보면서 내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잠시 후 착륙을 한다는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왔다. 우리 비행기는 정확히 오후 10시 20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짐을 챙겨서 내릴 준비를 했다.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덩치 좋은 보디가드들이 우리 앞으로 달려왔고 GD 근처를 완벽하게 차단했다.
기내문이 열리자 가장 앞 좌석에 있던 GD와 수행원들은 미리 나와 있던 공항 관계자들이 특별 통로로 안내했다. GD는 왼쪽의 통로로 유유히 사라졌고 우리 가족은 오른쪽의 일반 통로를 따라서 걸어 나왔다.
나오는 길 중간중간에 어마어마한 GD의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내가 스타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한 편으로는 GD가 다른 길로 갔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마차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냥 웃으며 공간을 빠져나왔다.
입국 수속은 여권만 건네주고 지문만 찍으니 금세 마무리되었다. 다만 짐을 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모든 수속을 마무리하고 공항 로비에 나오니 11시 정도가 되었다.
우리는 지하 1층으로 내려와서 KLIA EXPRESS 열차를 기다렸다. 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 센트럴역까지 28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교통수단으로,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2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23시 20분 기차를 타고 센트럴 역으로 향했다. 요금은 성인은 55RM(18000원), 어린이는 25RM(8000원)이었다. 열차는 상당히 깔끔했고, 밤이라서 그런지 조용했다.
정확히 23시 48분 쿠알라룸푸르 센트럴역에 도착했고 바로 역과 붙어있는 우리의 숙소 힐튼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했다.
자정이 되어서 체크인을 했고, 짐을 풀고 잠을 청했다. 그렇게 우리의 휴가 첫날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