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차이홍과 쿠알라룸푸르 시티타워
쿠알라룸푸르 센트럴 마켓 관광을 마치고 남쪽에 있는 차이나타운 벽화거리로 이동했다.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 가는 길에 상당히 큰 재래시장이 나왔다.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 같은 분위기의 페탈링 시장이었다. 주변 가게를 둘러보니 대부분 명품 브랜드. 가방과 시계, 신발, 의류 등 고급 브랜드의 모조품들이 어마어마했다. 아마도 말레이시아 최대의 짝퉁 시장인 듯했다.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도 상당했다. 하나 사고 싶었지만 품질을 믿을 수 없었기에 생략.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재래시장을 지나서 조금 더 내려가니 우리의 목적지 차이나타운 거리가 나왔다. 주변에 젊은 이들이 많이 보였고, 사진 찍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다. 이곳은 콰이 차이 홍(KWAI CHAI HONG)이라고 하여 중국계 이민자들의 오래된 지역으로 현재는 벽화와 예술의 거리로 유명세를 띄고 있다고. 크기는 작은 골목 하나 정도로 소박했지만 7080 감성이 가득하고 인근에 맛집이 많아서 최근 들어 쿠알라룸푸르의 인기 관광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듯했다.
가족과 함께 사진 몇 장을 남기고 사람들이 많아져서 콰이 차이 홍(KWAI CHAI HONG)을 떠났다.
다음 목적지인 쿠알라룸푸르 KLCC(Kuala Lumpur City Centre)로 향했다. 말레이시아를 상징하는 트윈 타워가 있는 곳. 그 전망대에 올라서 쿠알라룸푸르 전경을 둘러보고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약 15분 정도 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다. KLCC역은 화려한 쇼핑몰로 길게 이어져 있었다. 고급 명풍들이 가득한 쇼핑몰로, 우리나라 잠실의 롯데몰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쇼핑몰 1층으로 올라가니 하늘 위로 트윈타워가 보였고 그 앞으로 멋진 호수 공원 하나가 있었다. 음악과 함께 분수쇼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어두운 밤에는 화려한 조경과 음악이 함께 하며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고 했다.
호수를 뒤로 하고 전망대 티켓 판매소로 향했다. 안내 데스크에 물으니 트윈타워 지하 1층에서 무인 티켓을 구매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면 된다고 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전망대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좌측 편에 있는 티켓 판매소로 갔다. 그런데 문제 발생. 자세히 보니 이틀 후까지 모든 시간 입장권이 마감된 것. 설마 하는 마음으로 담당자를 찾아서 물어보니 오늘 입장표는 모두 매진되었다고. 혹시나 하는 바람으로 반환되는 표를 기다려봤지만 10여분이 지나도 예매는 불가능했다. 전망대 구경을 물 건너간 듯했다. 정말 아쉬웠다. 혹시라도 말레이시아 트윈타워에 오른다면 예약은 필수다.
아쉽지만 발걸음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냥 쇼핑몰로 나와서 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인터넷으로 맛집 검색. 쇼핑몰 4층에 있는 마담 콴스(Madam Kwan's)라고 말레이시아 음식점이 별점이 높았다. 한국인들 입맛에 잘 맞는다는 후기도 있었다. 곧장 4층으로 올라가서 식당을 찾았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지만 맛집이라서 그런지 대기가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도 식당 내부가 넓고 테이블도 많아서 늦은 점심을 먹은 사람들이 꽤 많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운이 좋게 대기 시간 10분 만에 입장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서 주변 테이블을 둘러봤다. 레몬 치킨과 볶음밥이 맛있어 보였다. 우선 음료부터 주문하고 레몬치킨과 볶음밥, 락사, 디저트를 주문했다. 역시 블로그는 틀리지 않았다. 맛과 가격 모두 만족. 솔직히 기대이상이었다. 가격도 4만 원 정도.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핫한 쇼핑몰인데 이 정도 가격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트윈 타워는 올라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것이 만족스러웠다.
우리 가족은 지하철을 이용하여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수영장으로 향했다. 푸른 야간 조명이 근사하게 비추는 수영장. 어제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낭만 그 자체였다. 나는 잠시 선배드에 누워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저 멀리 별들이 보였다. 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여유를 음미했다. 오후 11시까지 수영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지칠 때까지 수영장에서 저녁을 보냈다.
이렇게 또 하루의 휴가가 지나갔다. 내일은 쿠알라룸푸르를 떠나서 말레이시아 북서쪽의 섬 랑카위로 떠나는 날이다. 랑카위가 우기라는데 제발 비가 오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펼쳐질지 기대반 설렘반. 그렇게 쿠알라룸푸르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