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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ynn Nov 15. 2022

아이와 함께 브릭의 세계에 빠지다

브릭 캠퍼스 제주

토요일 큰 비가 내린 이후, 제주도에서도 서서히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오고 있었다.

어제부터 바람거세게 불면서 체감 기온이 떨어지더니, 오늘도 역시 구름 낀 하늘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회창했던 지난 주와 다르게 이번 주부터는 20도를 넘어가는 날씨를 찾아보기 힘들 것 같았다. 일교차도 커지고 바람도 강해지고, 흐린 날도 늘어나며 제주의 계절이 변하고 있었다.


오늘은 아들의 간절한 요청으로 '브릭 캠퍼스 제주'를 찾아갈 준비를 했다. 평소 레고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우리 아들제주도에 내려와서도 브릭 테마파크를 꼭 가고 싶다고 나와 아내에게 몇 번을 이야기했다. 그 소원을 어주기 위해 제주시에 있는 '브릭 캠퍼스 제주'로 향했다. 자동차를 타고 50여분을 달려서 아이가 고대하던 그 장소에 도착했다. 캠퍼스 입구에 커다란 'B'자가 한눈에 들어오면서 브릭 왕국처럼 '브릭 캠퍼스'라는 영문 글자가 입구에 쓰여있었다. 우리 아이는 설레는 마음으로 엄마 손을 잡고 캠퍼스 입구로 들어갔다. 입구에 들어서면 작은 정원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브릭으로 쓴 다양한 말풍선과 포토존이 있었다. 특히 현무암색과 알록달록한 다양한 색으로 만들어 놓은 돌하르방이 시선을 끌었다.

브릭캠퍼스 제주 입구와 정원

안내서를 보니  '브릭 캠퍼스 제주'는 크게 2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었다. 갤러리 구역과 플레이 구역으로 구분되어 있고, 갤러리 존에는 국내외 건축물, 일상 속의 사물, 영화 속 캐릭터, 그리고 명작 그림 등 브릭을 통해 구현한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고, 플레이 존에는 방문자들이 직접 브릭을 가지고 작품을 만드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는 먼저 갤러리 존으로 들어갔다. 제주도를 브릭으로 만든 작품부터, 대형 수도꼭지와 다양한 슬로건, 컴퓨터와 로봇 캐릭터, 카드까지 모든 것들이 브릭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이어서 국내 브릭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놀라운 작품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우린 한 작품 한 작품 볼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국의 오래된 거리를 비롯하여 구한말 의병, 서양의 궁전과 예쁜 성들, 기사들까지 상상을 뛰어넘는 작품들이 가득했다.

브릭으로 만든 제주도와 슬로건, 수도꼭지 작품
다양한 블럭 작품들

아이들을 포함한 다양한 관람객들도 감탄사를 환호하며 작품들을 감상했다. 특히 어둠 속에서 디즈니 성을 브릭으로 표현한 작품을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의 셔터 소리가 이어졌다.

디즈니 성을 표현한 브릭 작품

우리는 다시 계단을 내려서 또 다른 작품들 감상을 이어갔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각종 영화 속 캐릭터와 자동차, 로봇 등의 브릭 제품이 가득 이어졌다. 특히 나의 시선을 끈 것은 SF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어둠의 함선으로 상당한 크기의 실제 모형 브릭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이것을 보는 순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라웠다. 아내는 미술작품을 브릭으로 만든 부분에서 걸음을 멈췄다. 멀리서 보면 완벽하게 미술관의 그 그림 동일하게 브릭으로 재현을 해낸 것들이었다.

스타워즈 우주 함선
브릭으로 만든 명화
2002년 월드컵을 표현한 작품

그리고 우리를 또 한 번 놀라게 한 것은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브릭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실제 경기장을 비롯하여 관중들을 그대로 브릭으로 옮겨놓았다. 작은 조각들만으로 어떻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린 계속 감탄사만을 연발하며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대단했다. 시간과 노력, 상상럭이 놀라웠다. 레고 블록 만들기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는 이런 것들을 둘러보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하나하나 작은 것까지 살펴보며 너무 행복한 표정이었다.

플레이 존으로 가는 길

마지막 마리오 캐릭터를 끝으로 제주 릭 갤러리 감상을 아쉬워하며, 옆의 건물로 이동을 했다.

'플레이' 건물은 총 3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에는 블루 시티라고 하여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2층에서는 자동차, 3층에서는 자유 주재로 다양한 브릭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우선 우리 가족은 블루 시티로 가서 푸른색과 투명 브릭으로 건물을 만들었다. 아이는 피라미드 형식으로 창의적인 건물을 만들었고, 나와 아내는 형이상학적인 모양의 도시적인 건물을 만들었다. 자리에 앉아 열심히 건물 모형을 만든 후에 우리 작품도 도시 속 일부가 되어 자리를 차지했다.

플레이 1층의 체험존

다음으로 2층으로 올라가서 자동차를 만들었다. 가족 3명이 각자의 특성을 살려서 브릭 자동차를 제작했다. 나는 귤을 나르는 6륜 화물 자동차를 만들었고, 아이와 아내도 아담하고 강건한 자동차를 만들었다. 실제로 굴려보는 테스트를 했는데, 나의 차는 너무 약했는지 무참히 부서, 아들의 차만이 튼튼하게 잘 버틸 수 있었다.

자동차 만들기는 우리 아이의 완벽한 승리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층으로 올라와서 자유 주제로 작품 하나를 만들었다.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만든 작품은 황금색 포클레인! 나름 괜찮아 보였다. 사진 몇 장을 남기고 다시 1층으로 돌아와  대형 모자이크 벽에 아이 이름을 남기고 체험 존을 빠져나왔다.

브릭 체험 존

시계를 보니, 이곳에서 무려 3~4시간 정도를 보낸 것이었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브릭의 세계에 푹 빠져있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아이의 표정을 보니 충분히 만족한 얼굴이었다. 나와 아내도 오랜만에 브릭 체험취해 다시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솔직히 입장료는 조금 비쌌지만, 아이가 레고 블록을 좋아한다면 가족끼리 한 번 정도 방문해 볼 만했다.


아이는 숙소에 돌아와서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 여기뿐만 아니라, 부산이랑 강릉에도 있는데, 거기도 같이 가는 거예요!"

대답을 망설이며 살포시 넘겼지만 아무래도 내년쯤 함께 가봐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우리 가족이 함께 만들었던 작품들

이렇게 제주 생활 14일째가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면서 브런치에 글을 남기고 있다.  

근데 잠시 브런치 조회수를 확인해 보고 또 한 번 놀랬다. 제주이야기 누적 조회수가 오늘 1만 회를 넘어버린 것이었다. 운이 좋아서일까? 내용을 확인해보니 나의 제주 살이 이야기 중에서 2개의 글이 큰 인기를 모은 것이다. 사려니 숲길 이야기와 한라산 백록담 이야기가 Daum 포털 여행 섹션에 올라가면서 조회수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었다.  가을 사려니 숲길 이야기는 전체 조회수 6 천 회를 훌쩍 넘겼고, 한라산 백록담에 올랐던 글은 조회수 2 천 회에 다다랐다. 나머지 다른 글들도 조회수가 몇 백 회를 넘어가며 누적 조회 1만 회 되었다.

소소한 제주 살이 이야기들을 렇게 많은 들이 관심을 갖아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오늘 누적 조회수 1만을 확인하고 앞으로 열심히 글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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