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제유캐스트 윰기자입니다.
주식 투자 중 스팩 투자에 대해서 아직 생소한 분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 스팩에 대해서는 지난 영상을 통해 설명을 드렸는데요, 간단하게 다시 설명을 드리면, 스팩은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 걸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가진 스팩은 IPO(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서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이렇게 조달한 돈을 3년 이내에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데 활용합니다. 비상장기업들은 비교적 짧고 수월하게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면서도 대규모 투자자금을 조달해 성장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은 규모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이죠.
이러한 스팩에 대한 관심이 최근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저도 스팩에 대한 내용을 준비했던 것이고요.
우리나라 올해 증시만 봐도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합병을 통해 증시에 상장되는 기업은 총 17곳으로 현재 예상되고 있어요. 지난해에는 11곳이 스팩을 통해 증시에 상장했죠.
우리나라는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스팩이 도입됐습니다. 2017년에는 21개사가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그 사례가 줄어들면서 약간 시들해지긴 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다시 스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죠.
미국의 스팩 열기는 더 뜨겁습니다. 올해 뉴욕 증시에서 이뤄진 IPO(기업공개) 중 절반 가량이 스팩을 통한 상장이었습니다. 스팩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스팩은 138곳입니다. 이를 통해 약 538억달러(약 62조원) 규모를 자금조달했는데요,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이자 2019년 보다 네 배 규모이라고 합니다.
올해 이렇게 스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건 불확실해진 증시시장 때문입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주식시장은 급락했다가 곧 회복했습니다. 그 이후로 계속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와 반대로 코로나 진정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실물경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좋지만 실물경제가 밑바탕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불안한 상황 속에서 주식장이 언제 꺼질지 모르는 불안한 심리도 함께 지속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 얼른 상장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투자자들도 그 어느 때보다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에는 투자할 곳을 찾고 있는 대기 자금도 그 어느때보다 많습니다.
기업은 빨리 상장하고 싶고, 투자자들은 투자할 곳을 찾고 싶고, 그래서 스팩으로 연결이 되는 것입니다.
억만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탈 회장이 올해 7월에 역대 최대규모인 40억달러를 공모한 ‘퍼싱스퀘어 톤틴’ 스팩을 상장했습니다.
또 소프트뱅크도 스팩을 설립해서 미국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올해 10월에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상장한 스팩은 소프트뱅크 산하의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을 인수합병하는데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투자를 검토하는 회사 중에서 스팩을 활용하고 싶어하는 유니콘 기업이 일부 있고, 투자수단으로 스팩을 검토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사례를 몇 개 보겠습니다.
미국의 수소트럭 업체인 니콜라도 스팩 ‘벡토IQ(VectolQ)’와의 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된 케이스입니다. 2020년 6월 4일에 합병했죠. 니콜라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죠. 하지만 주가만 보면 스팩과 합병 이후 이전 주가보다는 높은 상황이긴 합니다. 만약 스팩을 통해 이미 투자했다면 큰 수익을 볼 수 있었겠죠.
우주탐사기업 버진갤러틱, 온라인 스포츠 베팅회사 드래프트킹도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을 했습니다.
애니팡으로 유명했던 모바일게임개발사 선데이토즈도 ‘하나그린스팩’과 합병해서 주식시장에 상장을 했죠.
니콜라랑 버진갤러틱 등의 스팩 투자 성공 사례가 나오다 보니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올해 스팩 합병을 대기 중이 기업들도 있습니다. 12월에 오하임아이엔티가 삼성머스트스팩3호와 코퍼스코리아가 DB금융스팩7호와, TS트릴리온은 하이제4호스팩과, 국전약품은 대신밸런스 제6호스팩과, 엠에프엠코리아는 신한제5호스팩과 합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들 스팩은 이미 합병 기업을 발표했기 때문에 주가가 많이 올랐을 겁니다.
스팩에 대한 다양한 장점들이 많이 언급됩니다. 하방 압력은 적고, 즉 스팩의 주가가 하락할 만한 요소는 적은 반면 상승할 가능성은 열려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스팩의 합병이 무산되고 상장폐지가 된다면 원금은 돌려받지만 주가는 상승하지 않고 기회비용을 날리게 되는 것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 스팩 제도가 도입된 이후 2020년 5월까지 합병 성공률은 66% 정도였다고 합니다. 총 183개의 스팩이 상장했는데 여기서 85곳이 합병에 성공했고 43곳은 상장 폐지됐습니다. 미국의 합병 성공률은 2019년 기준으로 70% 정도라고 합니다.
상장 폐지되는 이유는 M&A를 할만한 적절한 기업을 찾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M&A 기업을 찾긴 했지만 합병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팩의 역설’이라고 해서 피인수 기업과 아직 합병하지 않았지만 합병 발표가 난 뒤 주가가 너무 오르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습니다. 스팩과 피인수 기업이 합병할 때 각 사의 시가총액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산정하게 됩니다. 스팩의 주가가 너무 오르게 되어 시가총액이 높아지게 되면 기존 피인수 기업의 주주가 받게 되는 합병주식의 지분율이 낮아지게 됩니다. 피인수기업이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을 해야 할 매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습니다.
또 합병 후에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합병 이후에는 스팩 주식이 아니라 합병한 기업의 주식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기업의 경영이나 영업상황이 좋지 않으면 주가는 하락하게 되겠죠.
오늘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도 들어주셔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튜브로 보러가기: https://youtu.be/NWoZB4bDL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