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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고무 Mar 09. 2022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 0

인트로

기상의 힘은 상상에서 나온다. 오늘 뭔가 흥미로운 일이 있을 거라는 착각.

언제나 그렇듯 계획은 알차고, 현실은 빈약하지만.

알람 대신 기분 좋은 일에 대한 생각으로 일어날 수 없을까?


8:00

알람 울린다.


8:15

다시 알람 울린다.


이제 진짜 일어나야 한다.


요즘에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잠이 모자란 느낌은 아닌데,  일어나겠다. 그래서 요즘은 침대 속에서 생각을 많이 한다. ‘나는 오늘  일어나야 할까.’ INFJ 인간은 생각이 너무 많다.


언젠가 으네(내 동생)가 새벽 기상하는 모습을 본 적 있다. 3교대 간호사로 일하는 그는 아침 근무가 있는 날에는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야 한다. 그날은 으네의 알람 소리에 나도 같이 깼다. 나는 그가 적당히 밍기적대다가 다음 알람이 울릴 때쯤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알람 소리가 울리자마자, 자동적으로 손을 뻗어 그 알람을 끈 후, 바로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나는 그가 AI처럼 느껴졌다. 그러고는 새삼 존경심이 들었다. 너의 그 그 단순함을. 그 건조함을. 그 생각 없음을.


으네를 본 후 나도 그의 ‘기계식 기상’을 여러 번 시도해봤다. 그러나 매번 실패했다. 생각을 하지 말하야지,라는 생각이 메타식으로까지 등장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나는 생각을 깔끔하게 없애줄 이유를 찾기로 했다. 기분 좋게 일어나야 할 이유. 그래서 매일 밤마다 하나씩 생각하고 잠들기로 했다. 아침을 설레게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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