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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살 Jul 31. 2019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매캐한 공기 속 어둠에 앉으면 주어지는 60분

이유 없이 비장한 표정으로 게임기 같은 그것을 잡고 작문을 시작했다.

금영보단 태진이 좋았다.

제목이 띄워지면 마이크를 잡고 화면 속 슬프기도, 신나기도 한 글자들을 따라다녔다.

친구의 글자를 함께 따라가기도 하고, 친구의 글자를 위로하고, 나의 글자를 위로받았다.

에코의 적당량에 따라 단골이 되기도 했고

학생 할인에 음료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곳은 더할 나위 없었다.

막바지에 다다를 때쯤 푼돈처럼 쥐어진 10분에

지친 목을 어르고 달래서 다시 리모컨을 붙잡았다.

소찬휘의 tears만한 막곡이 없었다.

지친 기색으로 문을 나서 바깥으로 나가면 날씨가 어떻든 방금까지 있던 그곳보단 맑음이었다.

그런데도 날이 바뀌면 또다시 그곳으로 흔쾌히 걸어 들어갔다.

그곳에서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순간 함께 있던 모든 것이 그리워진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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