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쁠 땐 바빠서
아플 땐 아파서
어려울 땐 어려워서
쉴 땐 쉬어야 하고
놀 땐 놀아야 해서
기록하지 못하고 흘려보낸 일기의 나날이
내 손끝에서 발버둥 치고 있다.
털어놓았어야 하는 일인데
나눴어야 하는 일인데
그날 돌이켰어야 하는 일인데
나는 언제나처럼 꽁꽁 숨기고 무장한 채 그날그날의 과제를 해치우고,
무탈이란 가면을 쓰며 웃었다.
잠시 녹았다가 다시 언 눈이
더 지독하게 얼어붙는 법인 것을 알면서도
한쪽에다 미뤄 놓고 발끝을 세워 좁아진 길 위에서 동동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