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문제의 심리학 11. 같은 실수를 계속 한다면
영어: 해석하다 틀린 문장에 별표까지 표시했는 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문장 해석을 또 틀렸다
수학 : 전에 몇 번 틀렸던 문제라는 것은 기억나는 데 또 접근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못 풀었다
영어에서 처음에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을 했었기 때문에 나중에 또 틀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별표를 해 놓았다. 별표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스스로에게 강력한 기억을 심어 줄것으로 생각해서 별표 이외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틀렸다. 수학의 경우도 처음에 틀렸을 때 오답 분석을 했고, 두 번째 틀렸을 때 오답 분석을 다시 읽어보고 별표를 했었는데 며칠 지나 거의 같은 문제를 접했을 때 여러 번 틀렸던 문제라는 점만 기억에 남았다.
위의 경우는 일단 이성적으로 이해를 하면 이후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즉, 합리적 사고로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실수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 자괴감이 커지게 되어 악순환이 반복된다.
초자아, 자아, 이드로 구분하는 프로이트의 성격 구조가 아니더라도 심리학의 여러분야에서는 이성만으로 행동을 바꿀 수 없다고 본다. 신경심리, 인지심리, 임상, 중독심리학에서는 이성적으로 무엇이 옳은 지를 이해하고인정하더라도 기존의 비합리적인 습관을 합리적인 습관으로 바꾸는 데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이 일치한다. 신경심리학적으로 보면 비합리적인 습관과 관련된 뇌신경회로는견고한 반면 합리적인 습관과 관련된 뇌신경회로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으므로 상당한 반복을 통해서만 기존의 회로를 끊어내고 새로운 회로를 연결할수 있다.
또한, 행동을 바꾸는 데는 정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비난만 하게 되면 부정적 정서에 빠지게 된다.이렇게 되면 기존의 습관으로부터 오는 실수를 바로 잡는 데 이성의 힘이 무력화되어 옳은 것보다는 편한 것을 따르게 되고, 새롭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기 보다는 효과적이지 않은 기존의 방법을 고수하게 된다. 왜냐하면 부정적인 감정은 정신적인 에너지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연인사이에서는 어느 한 쪽이 권태기가 찾아와 상대에 소홀해 질 수 있다. 권태기를 먼저 느낀 사람이 이성적이고 마음 약한 성향이라면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려 한다.그동안 서로에 쏟았던 사랑과 노력을 고려하면 ‘내가 이 사람에게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지로 스스로를 설득해보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상대에게 소홀해 지는 행동을 바꾸기 어렵다. 이 때는 권태감이 못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새로울 것 없이 익숙함이 지속되다 보면 자연스레 찾아올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것과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대에게도 진솔하게 털어 놓은 후 지속적으로 같이 할 수 있는 새로운 활동이나 환경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비생산적으로 오랜 시간 계속되는 회의문화를 바꾸기 위해 긴 시간의 회의가 야기하는 문제점을 설득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어떤 조직에서는 서서하는 회의라던가 일정 시간 이상은 회의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동 장치를 도입하기도 한다.
이를 머리로는 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풀이 실수에 적용해 보자. 우선은 반복되는 실수에 대해 바보라고 자신을 질책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머리로 이해한 것,단순히 별 표시 한 것으로는 그동안 굳어진 실수 회로가 없어지지 않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이해한 것이 생각의 습관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실수할만한 부분을 반복해서 써 본다던가 연상법을 활용한다던가 등의 머리 속에 다져 넣는 작업을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http://www.sacap.edu.za/blog/counselling/the-psychology-of-failu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