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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이링크 Jul 18. 2019

5. 생각과 감정 명료화하기 : 의인화

제품이나 서비스의 대상 고객을 정의할 때 사용하는 기법 중 하나로 Persona라는 것이 있다. 이는 대상 고객군의 특성을 인물의 형태로 구체화하는 것을 말한다. 20대 남녀 대학생이라고 정의하는 것보다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으면서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다양한 삶의 형태를 선호하며, 유튜브를 즐겨보고, 독특한 체험을 지향하는 20대 대학생 **군, **양’ 이라고 정의할 때, 대상 고객에 대해 좀 더 밀착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인물의 형태로 표현해 보면, 좀 더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게, 그리고 심리적으로 거리를 둘 수 있기 때문에 부담도 덜 느끼며 서로 다른 생각이나 감정간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1. 1만명의 회사


출처 : 두려움의 기술 (크리스틴 울머)


자신을 1만명의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직원이 있는 회사라고 상상하고, 각각의 특성과 회사에서의 역할, 서로 간의 관계를 구체화한다. 


처음에는 1만명은 너무 많지 않나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1만명이 적절한 숫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명이면 하루 이틀만에 다 파악을 할 수 있을 듯 하고, 천명이면 좀 오래 걸리긴 해도 그럭저럭 다 파악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런데 만명은 너무 많아서 다 파악하기에 버거우므로 미지의 인물들이 많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 내 안에 나도 잘 모르는 생각이나 감정이 많이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숫자라고 할 수 있다.


책 속의 1만명의 회사는 이런 모습이다.


‘이 회사에서 1만명은 자신과 타인의 직책과 직무를 모른다.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기껏해야 5-6명의 기진맥진한 직원이며, 다른 이들 중 절반은 이 5-6명에게 무시당하거나 욕을 먹고 있다. 욕먹은 직원들은 화가 나서 은밀히 반란을 도모하고, 두려움은 반란파의 주동자이다. 몸은 1만명 회사에서 순간순간을 감각을 느낄 뿐, 아무 의견 없는 직원이다.
‘생각하는 마음’은 쉬지않고 일하는 COO (chief operating officer)인데, 내/외부의 모든 것을 이분법으로 (좋은 것 vs 나쁜 것, 옳은 것 vs 그른 것, 아름다운 것 vs 추한 것) 판단한다.
‘컨트롤러 (의지)’는 이사회 임원인데, ‘생각하는 마음’이 어떤 생각이나 감정을 나쁜 것으로 판정하면 컨트롤러는 나쁜 것들을 제압한다. 컨트롤러는 가장 유능하지만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감시인처럼 행동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는다’


나는 1만명의 회사를 전략팀, R&D팀, 분석팀, 성과평가팀, 조직문화팀, 교육팀, CEO, 비상근 자문 등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구체화해 보았다. 이렇게 하니까 여러 생각이나 감정의 내용이나 dynamics가 보다 선명해지고, 문제를 좀 더 거리를 두고 볼 수 있었다. 아이와 대화할 때도 이 방법을 써 봤는데, 그냥 얘기했더라면 저항이 있었을 법한 얘기를 솔직하고 부담없이 다룰 수 있었다.


최근 아이와의 대화.


 : 내 1만명 회사에는 할 일 계획 세우는 게 취미인 부사장이 있어. 그 사람은 자기가 지시한 걸 직원들이 채 다 끝내기도 전에 또 할 일을 왕창 쏟아 붓고는 매일 진도 체크를 하면서 신경질을 내지. 그래서 실행부서에서는 부사장한테 욕먹을까봐 늘 전전긍긍했지. 그런데, 요즘은 그 부사장이 지시하는 일 중 절반은 쓸데없다는 게 알려져서, 부사장이 뭔가를 지시하면 ‘그걸 왜 해야 돼죠?, 그걸 하면 뭐가 좋아지나요? 다른 게 더 중요하지 않나요?’하고 따져 묻고 있어. 니네 회사는 어떠니?

아이 : ‘우리 회사 부사장은 일을 안 해. 계획을 잘 안 짜

 : 음… 그렇구나. 그게 혹시 최근에 니네 회사에 온 낙하산 때문인거니?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 빠져있음)

아이 : 그런듯 ㅋㅋ. 그 낙하산이 요즘 직원 절반쯤을 선동하고 있거든.


2. 내부의 팀


출처 : ‘리더라면 이렇게 말해 주세요’(프리데만 슐츠 폰 툰, 요한네스 루펠, 로스비타 슈트라트만)


자신을 여러 팀원으로 이루어진 팀이라고 상상하고, 상대와 까다로운 대화를 하기 전에 팀원을 소집해서 의견을 취합한다. 각각의 팀원이 어떤 포지션에 있는지 파악한 후, 목소리 큰 팀원 뿐 아니라 침묵하고 있는 팀원의 이야기도 빠짐없이 듣는다. 그런 후 이들의 의견을 건설적인 방식으로 통합하여 입장을 정리한다.


예를 들면, 한참 바쁜 시기인데 한 팀원이 불쑥 월요일에 휴가를 가겠다고 한다. 필수 교육이 주말에 잡혀 있으니 대신 월요일을 빼겠다는 것이다. 이 때 팀장이 소집한 내부 팀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전면에 있는/가장 힘 있는 팀원

 일 중독자 : 일에 스트레스 받고 있음

 상사 : 권위에 도전 받았다고 느낌

 합리주의자 : 감정에 휘둘리기 싫음


중간에서 대립하는 팀원

 고용주 : 교육은 사치라고 생각

 교육담당 : 교육은 중요하다고 생각


뒤에 있는/가장 힘 없는 팀원

  지친 사람 : 나도 휴가 가고 싶어

  바보 : 화목주의자. 불편한 관계를 꺼려서 싫은 소리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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