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어떤 뜻을 1-2개만 알고 있어서 문장 해석을 못했다
수학 : 시험범위가 아니었는데 작년에 배운 내용이 출제되서 공식을 까먹는 바람에 틀렸다
영어에서 문장을 해석하는 데 단어의 뜻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어떤 단어를 알고 있던 의미로 해석했는데 도무지 말이 되지 않아 독해를 잘못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단어는 기존에 알고 있던 뜻과 전혀 다른 뜻도 가지고 있었다.
수학에서 시험범위에 해당하는 단원만 공부를 했는데,과거에 배웠지만 이번 시험범위에는 포함되지 않는 단원을 활용하는 문제가 나왔다. 이번 시험범위와 그 단원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고 특별히 준비하지 않았던 터라 공식이나 풀이과정이 생각나지 않아 문제를 풀지 못했다.
위의 경우는 어떤 대상의 특성을 제한된 범위로 한정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한 나라의 어떤 한 단어의 의미를 다른 나라의 단어로 대응시킬 때는 문화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완전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문맥에 따라 한 단어는 어떤 핵심 특징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미를 가지며 때로는 서로 관련이 없는 의미들을 갖기도 한다. 수학문제도 각 단원의 핵심 내용을 습득하는 단계에서는 그 단원에 국한되지만 ‘수학적 사고'라는 관점에서 보면 어떤 문제가 꼭 어느 한 단원에만 대응될 필요는 없다.
이 점은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친한 친구 또는 내 편이라고 생각해서 자신의 속내를 다 드러내고 공동의 적이라고 여기는 대상에 대해 서로 신나게 뒷담을 깠는데, 얼마 후 그 친구가 공동의 적과 한 편이 되어 나를 헐뜯기도 한다. 또 서로 진심으로 사랑해서 평생을 함께 하자고 했던 연인이 어느 순간 갑자기 나에게 지치고 싫어졌다며 다른 사람에게 가는 경우도 있다. 친구나 연인의 변화를 한 치도 예상하지 못했던 입장에서는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지만 사실은 그러한 변화의 신호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 친구나 연인을 ‘내 편’이라고만 한정했기 때문에 나로부터 멀어져가는 과정에서 보내는 신호들을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것, 때로는 상반되어 보이는 것을 포괄하는 것을 복잡성(complexity)이라고 한다. 복잡성은 여러 차원에서 나타난다. 어떤 대상에 대해 관련 없고 상반될 수 있는 특성을 모두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지적 복잡성, 냉정하면서도 따뜻한 것과 같이 상이한 특징의 행동을 하는 것을 행동 복잡성, 어떤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모두 갖는 것을 정서 복잡성(affectivecomplexity), 자신을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자기복잡성이라고 한다. 자기복잡성이 높은 사람들은 여러가지 성격특성 형용사를 제시하고 자신에 해당하는 형용사를 고르도록 했을 때 많은 수를 택한다.
이러한 복잡성은 사람이나 상황으로부터의 정보를 세밀하게 변별(differentiate)하고 통합(integrate)하는 능력에 기초한다. 예를 들면, 연인 또는 친구의 말이나 행동의 작은 변화를 간파하고 이러한 작은 변화들을 ‘저런 행동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라는 관점에서 통합하여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철썩같은 믿음 외의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직장에서 리더들은 특히 복잡성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는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비즈니스나 경쟁자가 생겨나고 기존에 유망하고 안정적이었던 비즈니스는 더 이상 아무 것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람, 일하는 방식, 어떤 사업에 대해 그것이 효과적이다, 바람직하다, 할 수 있다 등의 고정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어떤 상황에서는 효과적이었던 방법이 다른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이 어떤 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오히려 조직에 해가 될 수 있고 과거에는 가능하지 않았지만 현재 또는 미래에는 가능할수 도 있다. 리더들은 환경의 미세한 변화를 재빨리 감지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해석하여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적절히 수립해야 한다.
이와 같이 복잡성은 현재의 사람관계에서나 향후 사회에서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복잡성을 훈련하는 한 방법으로 공부를 할때 어떤 단어, 단원, 과목, 문제 유형들에 대해 갖고 있는 지식이나 생각의 연결 범위를 넓히려는 노력을 해 보면 좋을 것이다.
Lord,R. G., Hannah, S. T., & Jennings, P. L. (2011). A framework for understanding leadership and individual requisite complexity. Organizational Psychology Review, 1(2),104-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