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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한 나비 May 21. 2019

울지마

 날이 더워지고 있다. 물론 매년 반복되는 여름이지만 매번 새롭게 다가온다. 그리운 사람은 늘어나고 친구들은 줄어들어 간다. 무더운 여름에도 나는 춥다. 꽁꽁 얼어붙어 발걸음을 떼기조차 힘들다. 모든 게 후회로 변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어쩌면 내 인생은 조금씩 경고를 해왔으나 무시했던 것이지 않을까.


 시간은 야속하게 내가 주저앉은 것도 모른 채 흘러만가고 나는 멀어져 가는 것들을 바라만 보며 지내고 있다. 하루에도 수백 번 머릿속으로 되뇐다. "버티자. 하루만 더 버텨보자." 놓아버리는 순간 폭풍우처럼 닥칠 일들에 또 고통을 속으로 삼킨다.


 밝은 노래를 들으면 좀 나아질까 싶어 아침부터 밝은 노래와 함께 활기찬 하루를 보냈는데 해가 지니 이 감정이 그리움으로 바뀌고 지난 추억들의 향수에 휩싸여 결국 또 우울한 감정의 폭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정착적인 삶이 아니기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향수병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의지할 곳도 사람도 없는 이 상황이 너무 괴롭다. 난 아직 어리고 부족한 부분 투성이인데 잘 해내야 하고 강인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나를 짓누른다. 주변에 편하게만 사는 친구들을 보면 너무 부럽다. 나는 이토록 힘들고 스트레스에 잠긴 삶을 살아가는데. 일분이라도 고통 없이 살아보고 싶다.


 내 하루는 엉망진창이다. 참 바른 아이로 살아왔었는데 지금은 삐뚤어질 만큼 삐뚤어졌다. 오랜만에 밥다운 밥을 챙겨 먹으니 눈물이 날 뻔했다. 어릴 땐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추억은 나에게 희망만을 안겨준 채 사라져 버린다. 결국 후회만 남기고 떠난다.


 글 쓰는 건 언제나 즐겁다. 글 읽는 것도 즐겁다.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은 많은데 왜 싫어하고 괴로운 일들만 주어지는지 모르겠다. 행복하고 싶다. 그런데 내가 행복하면 내 주변이 불행해진다. 내가 그들의 짐을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또 나를 죽이는 길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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