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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한 나비 Sep 18. 2019

가볍게 살자

나는 어떠한 일을 시작하고자 할 때에는 '최소한'의 것들만을 가지고 준비한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집중력 때문이다. 주변의 물건들을 줄임으로써, 즉 외부의 자극을 최소화시킴으로써 집중력을 생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책을 읽고자 한다면 책상 위엔 딱 책과 물 또는 커피만을 놓아둔다. 혹은 작곡을 하고자 할 때는 오직 기타와 종이, 펜만 놓고 시작한다. 그런 상황에서 한번 집중력이 생기고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 금세 하고자 하는 일을 끝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나만의 행동철학은 일상생활에도 적용된다. 나는 주변을 가볍게 유지한다. 흔히 미니멀 라이프라 부르는 생활을 추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최소한의 옷, 물건, 인간관계 등등 말이다. 욕심이라는 건 끝도 없고 채우고 채워도 빈 공간은 계속 나타나기 마련이다. 예부터 사람들은 '많다'는 것에 의존하고 '많다'는 것을 우러러보았다. 그렇게 탐욕과 질투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비움이 시작되는 순간 비로소 행복이 찾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결핍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지 않는가. 금방 적응된다. 적은 짐들만 지니고 있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다. 나를 가볍게 하고 주위를 비우면 고요해지고 차분해진다. 가진 것에 집중하고 감사하는 것, 그것이 풍족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모순적이게도 편리함을 추구할수록 필요한 것들은 늘어난다. 차라리 덜 편해도, 조금은 불편해도 미니멀하게 사는 게 나는 좋다. 결핍이란 항상 곁에 두어야 한다. 적당한 긴장감은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 결핍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면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채우는 것에만 관심 있지 비우는 것에는 무관심하다. 진정으로 건강한 인간은 비움을 원활히 행하는 인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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