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씽: 사라진 여자

일그러진 모성의 발로

by xabil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모성에 대한 이미지를 알만한 그림으로 그려낸 영화였다.

특별히 주안점을 둘 만한 것이 있다면 공효진과 엄지원의 연기력이랄까.


대중적으로 생각하는 모성이란 희생적이며 열성적이고, 자식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불나방과 같다. 그 감정을 영아 유괴라는 수단을 통해 두 엄마가 어떤 방식으로 표출해 내는지를 그려냈다. 사실 스토리적으로 내게는 특별히 감동을 주는 부분도, 반전을 주는 부분도 없었다. 이제는 제법 클리셰가 되어버린 삶을 지켜내고 싶은 가장의 무게에 짓눌리다 오히려 주변 관계를 놓치는 그림(지선 역, 엄지원), 아니면 지나치게 자식에 집착하여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그림(한매 역, 공효진)을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영화는 사건의 조각을 찾아 퍼즐을 완성하듯 전개된다. 미스터리 수사물답게 긴장감 있는 분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뜨겁고 차가운 모성이 서로 대립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장르물과 소재는 이미 대중화된 지 오래이므로 대중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우의 연기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공효진과 엄지원은 극을 훌륭히 끌어나간 명배우임은 틀림없다.


해당 영화평의 대다수가 공효진의 연기에 대해 평하고 있다. 이런 장르의 연기도 소화해 낼 줄 몰랐다는 반응이다. 나 역시 같은 감상으로, 그저 예상외의 도전에 놀랐던 것이 아닌 상상 이상의 장르 소화력에 새삼스러운 눈으로 공효진을 보게 되었다.

본래 공효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극에서 긴 대사량을 한 호흡으로 나누며, 특유의 재기 발랄함을 무기로 내세워 상대역과 티키타카하는 케미를 이루는 로맨스 코미디 장르에 특화된 여배우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영화 속 한매는 한국에 매매혼으로 팔려온 중국인이다 보니, 한국어가 서툴어 대부분 행동을 비언어적 표현으로 행해야만 한다. 바로 이 점이 놀라운 것인데, 공효진의 감정 전달력이 일말의 어색함 한 점이 없었다는 것이다. '비뚤어진 모성(그것도 사연이 있는)'을 이런 방법으로 전달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재미있는 점이 생각났다. 두 주인공 중 누구도 선역이라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매와 지선은 닮았다. 자식에게 무심한 것처럼 보이는 지선도, 몸과 마음 다 갖다 버리고 자식만 바라보는 한매도 결국은 엄마라는 교집합에 속해있다. 만약 그들의 처지가 바뀌었다면 결국은 같은 행동을 범했을지도 모르기에 그들은 서로 닮았고,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존재와 같다. 그러니 필연적으로 관객 역시 지선의 모성과 한매의 모성이 결국은 한 점에서 출발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뱀발로, 이 영화에 대해 다소 진부하다고 적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제법 몰입하여 관람한 것도 사실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모습도 이 영화처럼 얼핏 보면 진부하되, 그 속은 무한히 연결되는 사건의 고리가 존재하므로 이 안에 작은 기시감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미씽: 사라진 여자≫가 이러한 우리 사회의 수많은 암울한 사건들을 차근히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작은 의지의 발현이라면, 다음은 단순히 '모성의 충돌'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에서 영화를 재관람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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