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부터 시작된 홍승은 작가님과 함께한 <불확실한 글쓰기>모임을 달팽이책방에서 시작했다. 아쉽게도 작가님이 이사로 모임을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남은 멤버들이 불굴불글(불굴의 의지로 불확실한 글쓰기를 하는 모임)을 만들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페미니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나누면서 2년을 같이 했다. 그렇게 모임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달팽님의 추진력과 꾸준함이 있었고 달팽이책방이라는 공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달팽이책방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달팽님의 글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책방에 잠시 들렸다가 가는 손님의 입장이 아니라 달팽님의 입장이 되어 달팽님이 느낀 막막함도 느끼고 성장하고 있는 달팽님도 볼 수 있었다. 모임 속에서 나누었던 말과 글들이 이번 책에 녹아 있는 것을 읽으면서 이렇게 긴 호흡으로 글을 쓰는 달팽님께 박수를 보낸다.
달팽님, 책 잘 읽었어요. 이제 달팽이책방이 저에게도 의미 있는 공간이 되었어요. 그런 공간 만들어 주셔서 고마워요.
그리고 2년 전 달팽이책방에 처음 간 날, 이런 글을 썼었다.
달팽이책방에 갔다.
지난주 일요일로 드디어 시험을 마치고 포항의 작은 서점 달팽이책방에 가 보았다.
담 주에 영화 <캐롤>도 신청해 놓은 터라 가 보고 싶었다.
시간이 고여있는 것 같은 서점에서 안정되고 위안을 얻었다.
책장에 꽂여 있는 책들은 주인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하고 밀크티는 나를 위로하는 듯하다.
밀크티... 하얀 머그컵에 풍성한 크림과 홍차 향기
나를 잘 소모하기 위해 먹는 커피와는 달리 홍차는 지금의 나를 잘 지켜주기 위해 마시는 차 같아서 반갑다.
주인장의 책장에서 리베카 솔닛의 책이 여러 권 있는 것을 보고 또 여러 권의 페미니즘의 도서가 있는 것에서 주인장의 관심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주인장의 권유로 <멀고도 가까운>, <페미니즘의 작은 역사>, 그리고 또 최승자 시인의 <이 시대의 사랑>을 샀다.
<멀고도 가까운>은 엄마와의 문제를 풀어보려는 나에게 말을 해 줄 것 같아서
<페미니즘의 작은 역사>는 페미니즘을 제대로 알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 시대의 사랑>은 최승자 시인의 시집을 소장하고 싶었던 평소의 마음이 책과 만나서 순간적으로 이루어졌다.
또 책 둘러보다 최근에 읽은 책, 홍승은 작가의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책의 전신인 듯한 책도 만나 다시 읽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