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0일, 저는 중국어 출판 번역가입니다.
3개월 간의 공기업 체험형 인턴을 끝으로,
중국어 출판 번역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처음엔 통번역 대학원을 갈까도 생각했지만
번역가가 되어 번역을하기도 전에
입시공부에 지쳐버려 번역을 포기할 것 같았다.
이미 번역업계에는 대학원을 나오지 않고도
충분히 번역을 잘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기도 하고,
대학원은 내가 번역일을 하다가 부족함을 느끼면
그 때 준비해도 늦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다른 두 글자로 확신이 들었다.
다짐을 했으면 그 다음 단계는?
계획이다.
중국어 학원을 찾아봤지만
거의 HSK 같은 자격증 수업이 대부분이었고
나머지 학원은
통번역 대학원 입시 위주의 학원이었다.
'진짜 중국어를 가르키는 곳은 없는 걸까?'
고민하던 나는 원서 공부법이 떠올랐다.
중국어를 막론하고 외국어 공부법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원서로 공부하기"
수많은 유튜버, 현업번역가들이
추천하는 영상을 예전부터 보기도 했고
나 또한 책 읽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이기도 했다.
'어자피 출판 번역가는 책을 번역하는 거니까
이거야말로 정말 나에게 필요한 공부가 아닐까?'
이미 다 까먹었지만
나름 중어중문학과이고,
HSK6급 공부를 한 경험도 있어
혼자 동화책부터 읽으면서 공부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곧바로 동화책을 주문했다.
공부법을 정했다면?
더 짧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한다.
2022년 10월 20일,
지금으로부터 딱 1년 후의 내가 상상하는
나의 모습을 포스트잇에 적었다.
한 번더 컴퓨터 글씨체로 나의 목표를 적자면
어제보다, 1년 전보다 중국어 잘하는 나
<2022년 5월 1일>
- 번역 아카데미 수강 시작
(1일이 수강 시작 날이다)
- 드라마 대충 이해하는 수준
- 고등학생 책 번역하는 수준
<2022년 10월 20일>
- 번역 아카데미 우수 졸업
- 동화책 번역 (내가 한 것) 블로그,
밀리의 서재에 업로드
- 웨이보 데일리룩러
- 공부법 공유 유튜버
내가 그리는 내 모습을 구체적으로 적고
눈에 잘 띄는 벽지에 붙이니
똑바로 잘 해야겠다, 기대된다, 재밌겠다
온갖 감정들이 내 마음 속을 퐁퐁 뛰어다녔다.
바쁘게 돌아다니는 감정들 중,
도저히 제어가 안되는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다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분명 혼자 공부하니
(한달 후에 중국어 학원을 갈 수도 있지만)
'이게 맞는건가',
‘잘하고 있는건가',
'망하면 어떡하지?' 등등
여러가지 생각이 더 많이 몰려올 것이고
이런 생각을 떨칠 수 있는 맞춤특효약은
'운동', '글쓰기' 밖에 없기 때문이다.
1년 동안 진행할 나의 인생실험의 실험일지 역할도 하면서 겸사겸사 말이다.
1년치 인생 실험을 하면서 '안되면 어떡하지?' 보다는
'1년동안 내가 좋아하는 공부에 미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1년동안의 일상들로 내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궁금해' 처럼
나의 변화를 궁금해하는 자세로 실험에 임할 생각이다.
한 해 동안 이 매거진에 어떤 일상들이 기록될지
나도 정말 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