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독서 모임 그 10번째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번 주는 우리 가족 모두가 기다렸던 그림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이번 주 공통 도서는 아내가 고른 '이웃이 생겼어요!'였다. 분량이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각자 돌아가면서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다.
줄거리
책을 고른 아내가 전체 줄거리를 설명해주었다.
- 빨강 지붕에 사는 꼬꼬는 파랑 지붕에 이사 온 이웃을 무척 만나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이웃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놀러 오라는 편지를 써서 옆집 문에 붙여 두었다. 그날 밤 파란 지붕 문이 열리고 올빼미가 집 밖으로 나왔다. 꼬꼬는 낮에 활동하고 올빼미는 밤에 활동하기 때문에 서로 볼 수가 없던 것이었다. 올빼미는 반가워서 내일 만나겠다는 답장을 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만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서로 만나게 되었고,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알림판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사이좋게 지냈다.
아들의 질문
꼬꼬가 올빼미를 만났을 때 놀란 이유는 무엇일까?
(엄마) 서로 보자마자 만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았기 때문이다. (딸) 올빼미는 밤에 일하고 꼬꼬는 낮에 일하기 때문에 처음 보아서 놀랐다. (아들) 서로 얼굴을 보고 너무 못생겨서 놀랐다.(이 녀석!!) (아빠) 딸과 의견이 비슷하다. 낮에 활동하는 꼬꼬와 밤에 활동하는 올빼미는 태어나서 서로를 처음 본 것이다. 그래서 깜작 놀랐다.
아빠의 질문
혹시 학교 다니면서 전학 온 친구를 만난 경험이 있는가?
(딸) 있다. 학기 초부터 남학생 한 명이 전학을 온다고 했는데 아직도 오지 않았다. 우리는 그 친구가 오면 잘 다닐 수 있도록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 나는 서랍장 정리하는 것을 알려주기로 했다. 언제 올까 기대하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다음 주에는 온다고 해서 기다려 보아야겠다. (아내가 옆에서 부연 설명을 했다. 그 남학생 아빠가 미국에 주재원으로 있어서 곧 한국에 들어올 예정인데 계속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고 했다. 딸이 얼마 전부터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모두 딸에게 그 친구가 오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들) 얼마 전에 남학생이 우리 반에 전학 왔다. 내 뒤에 앉게 되었는데 엄청 말썽꾸러기다. 자꾸 내 팔을 쳐서 화가 난 적도 있다. 무척 활발해서 친구들에게 잘 다가가는 모습이 신기했다. (아내는 그래도 도움을 주고 잘 지내볼 것을 권유하였는데 아들은 계속 별로라고 거부를 하였다. 나도 뭔가 도움 줄 것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했는데, 이미 사교적이라 알아서 잘한다고 답을 했다.)
(엄마) 나는 초등학교 때 두 번 전학 간 경험이 있다. 그때 당시에는 활달한 성격이라 어떤 친구를 만날지 기대를 많이 했었다. 친구들 만났을 때도 다른 곳에서 온 나를 신기하게 바라봐 주었고 친절하게 대해주어서 잘 지냈던 경험이 있다. (아들은 불편한 점이 없었냐고 물었는데 아내는 특별히 없었다고 답했다. 아내는 아들과 딸에게 새로 전학 온 친구가 있다면 잘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빠) 사실 나는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려고 한다.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우리 반에 다른 지역에서 전학 온 남학생이 있었다. 말투도 조금 다르고 고집이 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나와 다른 친구들이 그 친구 별명을 부르고 놀리고 배척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나와 잘 지내고 싶어 했었던 것 같은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결국 그 친구의 어머니가 학교에 찾아오셨고 나와 다른 친구들은 선생님께 혼이 많이 났었다. 그 이유였는지는 확실치 않았지만 얼마 뒤 그 친구는 다른 곳으로 전학 가버렸다.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 중 가장 지우고 싶은 과거이고 지금은 그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정말 크다. 내가 이렇게 고백을 하는 것은 우리 아들과 딸이 아빠와 같은 잘못을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아내와 아이들은 무척 놀라는 표정이었다. 아들은 지금 이야기를 한 이유를 물었고, 아내가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서 고백한 것이라고 대신 답을 해주었다. 다시 만날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만난다면 꼭 사과하고 싶다.)
딸의 질문
지금 우리는 낮에 살고 있는데 혹시 밤에 살고 싶었던 적이 있었나?
(엄마) 사실 나는 밤에 활동하기를 좋아하는 야행성이었다. 그래서 신혼 때는 아빠와 갈등이 있었다. 나는 늘 새벽 1~2시에 자고 늦게 일어나는데 아빠는 저녁 10시면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니깐 서로 얼굴 보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피곤해서 예전보다 훨씬 일찍 잔다. 하지만 나는 밤에 집중이 더 잘된다. 그래서 지금도 밤에 사는 꿈을 꾼다. (이때 나는 우리 부모님 이야기를 했다. 우리 부모님도 나와 마찬가지로 어머니는 야행성이고 아버지는 아침형 인간이다. 그래서 서로 다른 삶이 패턴이 어릴 땐 무척 신기했었다. 아들은 얼마 전 우리 부모님 댁에서 잤었던 경험을 이야기해 주었다. 정말로 할아버지는 저녁 9시가 되니 잠자리에 드셨고, 아들은 할머니와 밤늦게까지 쇼미 더 머니 텔레비전을 보았다고 했다. 이룬. 아내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아들) 나도 밤에 놀고 싶다. 특히 뭘 만들 때는 밤에 훨씬 집중이 잘 된다. 하지만 아빠와 엄마는 일찍 자라고 하신다. 그래서 아쉽다. 언제 기회가 되면 꼭 늦게까지 놀 것이다.
(아빠) 나는 어릴 때는 어머니 때문에 잠을 늦게 잤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나는 아침형 인간이었다. 그래서 커서부터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금요일 저녁때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싶다.
엄마의 질문
책에서처럼 나와 성격이나 성향이 다른 친구가 있는가?
(아들) 있다. 00인데 현재 나랑 가장 친구이다. 좋아하는 것도 비슷해서 평소에는 잘 지내는데 나와는 다른 점이 있다. 그 친구는 성격이 느긋해서 어떤 일을 하든지 늦게 한다. 특히 학교 숙제 같은 것은 늘 제일 마지막에 낸다. 나는 성격이 급해서 미리 해야 한다. 이 점은 아빠를 많이 닮은 것 같다. 아빠도 성격이 무척 급하다. 나는 싫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부정하고 싶었으나 갈수록 급해지는 성격 탓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어릴 때 아버지의 급한 성격이 싫었는데 아들에게 같은 감정을 갖게 하다니.... 아내는 급한 성격이라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 천천히 행동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과연???)
(딸) 나도 있다. 00인데 착하고 좋은 친구이다. 그런데 그 친구는 겁이 무척 많다. 그래서 그네를 타면 나는 높은 곳까지 날아가는 데 그 친구는 어느 정도 올라가면 그냥 멈춰버린다.
(엄마) 나는 친구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친한 친구 중에 00은 나와 생각이 다르다. 그 친구는 친구 사이에도 다 말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슬프기도 하다.(아들은 누구냐고 물었지만, 아내는 끝까지 말을 해주지 않았다.)
(아빠) 나는 엄마다. 나도 아들처럼 성격이 급해서 어떤 일이든 미리 해치워야 직성이 풀리는데 엄마는 닥쳐서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서로 이해를 잘 못 했는데 지금은 성향이려니 하고 넘어간다.(이때 딸이 폭풍우 같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빠와 엄마가 싸울 때 왜 꼭 아빠가 먼저 사과를 하느냐고 이의 제기를 했다. 엄마도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내는 대부분 아빠가 잘못하기 때문이라고 답변을 했다. 그리곤 엄마가 오빠 혼낼 때 너무 무서워서 딸도 움찔할 때가 많았다고 했다. 덜 무섭게 혼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 순간 나는 눈치 없이 아이들도 알 건 다 안다고 이야기했다가 아내의 달라진 눈빛을 보고 바로 소감을 나누자고 화제를 전환했다. 평소 엄마 사랑인 딸이 왜 이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고마운 느낌은 뭐지??)
소감
1. 아내. "독서 모임을 하면서 책 이야기뿐 아니라 내 주변 친구까지 이야기가 확장되어 신기했다. 특히 아이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더욱더 좋았다."
2. 아들. "이야기를 통해서 내 주변 친구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엄마 말처럼 친구에게 더 관심을 가져 보아야겠다."
3. 딸. "독서 모임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어서 좋았다. 나는 올빼미처럼 밤에 살고 싶다. 오늘 독서 모임이 지금까지 했던 모임 중에서 가장 즐겁고 좋았다."
4. 아빠. "책을 통해서 우리가 경험했던 내용을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독서 모임을 끝내는 말미에 계속해서 딸이 이번 모임이 가장 좋았다고 이야기를 해주어서 신이 났다. 요즘 우리 가족은 그림책에 푹 빠져 있다. 자율 독서 때 보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했다. 그래서 그림책으로 계속 진행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 가족들에게는 이야기하지 못해서 다음 모임 때 정식 안건으로 올려 보아야겠다. 자율 독서를 하면 그 주에 책을 한 권 무조건 읽어야 하는 장점도 있으나 잘 논의를 해보아야겠다.
이번 모임 때는 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나도 부끄러운 과거를 꺼냈고 아이들이 나와 같은 잘못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아내도 아이들이 평소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지내는지 모임을 통해서 알게 되어 좋았다고 나에게 살짝 이야기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부모에 대해서 갖고 있는 속마음도 엿볼 수 있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데 앞으로 행동거지를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번 주도 가족 독서 모임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다음 주는 자율 독서 모임이다. 각자 좋은 책을 읽고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