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Travel Maker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ravelMaker Dec 20. 2018

업사이클링 지구구조대, 제주여행(feat. (주)알이)

RescueEarth_업사이클링

세상은 과잉이 과잉인 시대이다. 그 시작은 무엇에서부터 일까? 생산? 경쟁? 사람의 욕심이 있기에 과잉은 시작되고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최근에는 과잉으로 인한 문제와 피해를 대체하기 위한 스마트시티와 스마트 여행 개념도 등장하여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 과잉, 환경훼손 과잉 등의 문제를 재활용, 업사이클의 개념을 접목하여 역으로 이용하고 있는 메이커가 제주에 있다.

(주)알이

Re_Rescue Earth, 지구를 구하는 지구구조대, (주)알이가 그곳이다. 제주 중산간 선흘2리에 위치한 이 곳은, 갈대밭 속에 폐허처럼 볼 수도 있는 공간을 본진으로 삼고 있다. 과거에 창고로 사용됐던 약 180여 평 정도의 공간이다. 주변은 과거에 동물 테마파크였다고 한다. 투박하고 촌스럽고 세련된 외관은 아니지만, 그 안에 있는 목재들이 Re:의 손을 거치면, 모던하고 세련되고 가치 있는 것으로 재탄생한다는 것이 Re:가 더욱 특별해지는 이유라고 믿는다.

(주)알이 전경_인용_https://www.instagram.com/p/BXYAauMANFJ/?utm_source=ig_share_sheet&igshid=qhq2s5hymbah

제주에 자리 잡은 지 언 10여 년이 된 Re:. Re:의 내부는 창고 같다. 여러 곳에서 수집된 업사이클용 목재와 자재들이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어느 폐가에서 수집된 문짝, 귤과 과일들을 담았던 궤짝, Re:는 이를 fairwood라고 부른다. 공정한 수고를 들여 공정한 가치를 만들어 내기 때문일까? fairwood는 사람들의 과거와 장소의 과거를 품어, 곰삭은 장맛처럼 그 가치가 진하고 우러나온다. 목재들 뿐만 아니라, 공병-자전거-오토바이-냉장고...쉽게 나열할 수 없는 종류의 fair-material들이 Re:의 손길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fair wood들
다양한 fair-material이 Re: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Re:의 작품들은 다양하다. 대중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 작품은 제주올레길마다 설치되어 있는 간세스탬프가 대표적이다. 제주의 자연이 만들어낸 길 위에, 제주에서 fairwood로 재탄생한 목재들로 만든 설치물로,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과 함께 소통하는 모습. 이 작품은 단순히 소비중심적인 여행과는 달리 환경과 함께 환경에서 얻어진 소재로 제주를 즐기는 여행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그 외에도 포트폴리오에는 팝업스토어, 공공건물 내 인테리어, 설치미술작품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도 제작을 하고 있다.

제주올레와 함께 한 Re:의 간세스탬프. 인용사진출처_https://www.instagram.com/p/BU7gzPDlpb1/

자연스럽게 자연 속에서 존재하는 것을 채굴하고 벌목하여, 제품이라는 것을 만드는 세상에, 버려진 것들을 수집하고 공을 들여 가치 제품을 만드는 것. 자연스러움을 버리고, 필수품을 얻는 세상이 남기는 쓰레기라 불리는 것들로, 가치 있는 제품들을 만드는 Re:. 우리들이 만들어내고, 처리하지 못해 문제가 돼버린 것들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노력을 하면서도, 그들은 스스로를 지구구조대라고 부르며, 낮은 소리로 하지만 무게감 있게 묵묵히 앞으로 전진하고 있는 Re:를 제주 중산간 마을에서 공감하면서 만나볼 수 있었다.

자연속에 자리잡은 Re:. 그것만으로 색다른 아름다운 가치로 보인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면, 그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틀린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이 된다. 그리고, 그것을 알았던 사람들의 노력으로 세상은 나아지고, 달라진다(물론 나쁜 결과도 있었지만). 다른 것을 인정하다 보면, 서로 바라보는 시각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Re:와의 시간이었다. 나의 메이커 액티비티도 그러한 다양성을 바탕으로 시작되고 있기에 조금 더 가치 있어지기를 희망해본다.

"별을 향해"라는 라틴어가 쓰여있는 Re:의 fairwoods.


매거진의 이전글 (경로정보 크리에이터, 체험여행) 기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