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저력
오늘은 저녁 아니 밤에 축구를 보는 날이다
20:30이라는 늦은 시간의 스케줄이 있기에 체력을 아껴야 하는 마음과 그래도 열심히 돌아다녀야지 하는 마음에 갈등이 있다
아무래도 뮌헨 시티 패스를 사놓으니 한 군데라도 더 돌아서 본전을 뽑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
오늘의 시작은 독일 국립 박물관이다
과학을 주제로 한 박물관인 모양이다
박물관이 섬에 위치하고 있어서 옆으로 강이 지나가는 모습이 운치 있었다
들어가서 제일 처음 본 것은 2024년에 노벨상을 누가 탔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이번에 독일 사람이 탔나 보다 하려는데 그게 아니라 과학 부분을 전부 알려준다
그러면서 속으로 아 독일의 기술력을 보여주려고 만든 박물관이 아니구나 했다
실제로 순수한 과학을 위한 곳이었다
제일 처음으로 본 곳은 기차 관련이었다
마을을 미니어처로 만들어서 기차가 실제로 움직이는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그다음으로는 다리가 주제였다
각종 다양한 나라의 다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미니어처로 재현되어 있었다
미니어처 덕후들은 이곳에 오면 하루종일 있겠다 싶을 정도로 디테일했다
옆으로 가니 배의 프로펠러가 보인다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그 옆으로 가니 비행기의 프로펠러도 보인다
하면서 코너를 딱 꺾는데 각종 비행기가 눈앞에 나타난다
헬리콥터부터 여객선 각종 전투기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비행기에 들어가는 모터와 어떤 구조로 만들어져 있는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보통 전투기의 똥구멍은 볼 일이 없는데 뒷면까지 자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어떻게 이렇게 만들지 하며 인간의 기술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미국에서는 로켓을 보냈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까지 만들고 있으니 놀라울 뿐이었다
한 층위에도 비행기가 있었는데 이곳은 오래된 전투기들 위주였다
쓱 둘러보는데 갑자기 옛날 카메라가 딱 나온다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어서 조금 놀랐다
그 옆쪽으로는 인쇄 관련 물품들이 쭉 있었다
구글 댓글로 한국 관련 전시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피티에게 물어보니 세계최초 금속활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단다
오 이곳에 있겠구나 하고 열심히 찾았다
꽤나 자세하게 나와있었다
한국 관련 전시물이라니 놀라눴다
독일 박물관을 보고는 독일만의 것이 아닌 전 세계의 모든 기술을 다루고 있어서 놀랐다
다른 나라들은 보통 우리나라가 이렇게 대단한 나라야를 자랑하는 것이 컸던 거 같다
그런데 이곳은 위아 더월드이다
우리 모두 함께 발전시키는 세계라고 하는 것 같다
그다음으로 간 곳은 유대인 박물관이었다
이곳은 크게 별것은 없고 뮌헨에서 살던 유대인들의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뮌헨에서 활동하던 분들과 안타깝게 2차 세계대전에 돌아가신 분들이 있었다
이방인이지만 독일의 한 일원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이 큰 사건에 휘말리고 나서 나는 누구인가 고민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참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속해 있는 사람인가
어렵지만 중요한 질문이라 생각해 본다
이 박물관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본 도쿄에 한국인 초상화 박물관이 있다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어제 bmw박물관에서도 느꼈지만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지 않는 모습에서 이들의 저력을 느끼는 것 같다
열심히 보고 그 옆쪽에 있는 빅투알리엔 마켓을 갔다
이곳은 각종 농산물과 페이스트 제품들 그리고 치즈 같은 것들을 팔고 있었다
빵을 잘게 썰어서 페이스트들을 맛을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소비를 할 생각이 없어서 많이 먹어보지는 못했는데 은근 칼칼한 것들이 많아 아주 빵도둑 들이었다
신기했던 것은 은근히 많은 사람들이 통 오이 피클을 먹고 있다는 것이었다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여학생들도 꽤나 맛있게 먹고 있어서 놀랐다
재미나게 구경을 한 후 호프브로이 하우스를 갔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맥주집이라는데 꽤나 큰 곳이었다
음악 연주도 하고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이곳에서 맥주 한잔 할까 했는데 테이블들이 8명 정도는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들이 대부분이고 혼자 그들 사이에 끼려니 참 힘들었다
이럴 때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맥주집에서 나와서 레지덴츠 왕궁을 가기로 했다
구글 댓글을 보니 굉장히 화려하다고 한다
저번에 갔던 님펜부르크 궁전은 여름 별장이라 덜 화려하다 했으니 기대를 해본다
가서 보는데 굉장히 화려하다
진짜 엄청나구나 싶었다
첫 번째 구역에서 두 번째 구역으로 가는데 처음 보는 양식을 보았다
약간은 바닷속에 있을 법한 느낌의 양식이었다
찾아보니 이탈리아의 그로토라는 양식이란다 상당히 신기했다
그다음으로 약간은 아치형의 구조로 되어있는 넓은 홀이 나왔다
천장이 하얀 배경에 그림이 칼라풀한 게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다
약간은 이집트 룩소르의 왕가의 계곡에서 본 듯한 느낌이었다
친숙한 느낌을 누렸다
그다음 코스로 가는데 생각보다 화려한 느낌이 아니다
천장도 그렇고 꾸미다 만 느낌이랄까
그래서 지피티한테 생각보다 천장이랑 그림이 없는 곳이 많네 그랬다
그랬더니 지피티가 2차 세계대전 중에 90프로 이상이 파괴가 되었단다
그래서 복원을 다 하지 못한 가능성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19세기에 루트비히 1세가 개조를 하면서 신 고전주의 스타일로 바꾸었단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덜 꾸며진 모습이 좋았다
다른 나라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곳들은 화려한 게 정치적으로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보여주지 않을 곳은 굳이 화려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실용적이어서 오히려 좋았다
19세기에 유행한 신 고전주의가 독일에 큰 영향을 끼쳤다니 다행이다 싶다
레지덴츠는 굉장히 넓었다
조금 더 들어가니 화려하긴 한데 이상하게 깨끗한 느낌이 드는 곳들이 나온다
아무래도 복원을 한 장소인 듯하다
전쟁으로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얼마나 화려했을까 궁금하다
큰 궁전을 둘러보니 다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이곳 티켓에 오페라 극장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았다
나는 옆에 있던 큰 오페라 극장인 줄 알고 찾아갔는데 레지덴츠 옆쪽에 있는 작은 오페라 극장이었다
결국 크게 동네 한 바퀴를 더 걷게 되었다
극장을 찾아가니 작지만 굉장히 화려했다
요즘도 공연을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굳이 티켓을 사서 갈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축구를 보기 전에 숙소에 가서 잠깐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점심 겸 저녁으로 아까 보았던 학센을 사가기로 했다
가게를 찾아가서 포장할 거다 하니 햄버거를 보여준다
빵 사이에 학센을 넣어주는 형식이었다
햄버거 형식은 생각 안 했는데 사 보기로 했다
머스터드와 크렌이라는 서양 고추냉이를 넣어주었다
숙소에 가서 먹어보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크렌 이 친구가 학센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하지만 중앙에 뭉친 부분을 먹을 때는 매워 죽는 줄 알았다
조금만 덜 넣어 주었다면 퍼펙트했을 것 같다
숙소에서 축구장까지는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조금 더 쉬고 싶지만 초행길이기도 하고 조금은 미리 가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는데 꽤나 많은 분들이 축구장으로 향했다
열차가 거의 가득 찬 상태로 가게 되었다
역에서 경기장 까지는 10여분 걸어야 했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과 걸어가는 길이 축제 같으면서도 긴장이 되기 시작한다
멀리서 경기장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색이 빨간 게 아주 이쁘다
마치 하나의 항아리 같은 느낌이다
가로등들이 참 이뻤는데 마치 하늘에 떠 있는 풍선 같은 느낌이었다
가로등에 주차장 번호가 써져 있었는데 멀리서도 내가 가야 할 위치가 잘 보여서 좋았다
가는 길에 암표상들이 꽤나 보였다
속으로 신분증 검사를 할 텐데 문제가 없는 건가 싶다
가는데 가방을 맡기고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A4용지 크기가 기준인가 보다
가방을 맡기는데 2유로를 달라고 한다
예상치 못한 돈을 쓰게 되었다
짐을 맡기고 들어가는데 여권 검사를 안 한다
유럽에 와서 여권 검사 안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암표상들이 많은 이유가 있었다
내 자리는 북쪽 서포터스들 윗 쪽인 3층 구역이었다
서포터스들이 잘 안 보이는 자리라 살짝 아쉬웠지만 이들의 응원이 크게 들려서 경기 내내 흥이 났다
서포터스들이 참 대단했다
바이에른의 서포터스들은 마치 군대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점프 뛰며 응원하고 박수를 치며 응원을 하는데 군대처럼 딱딱 맞춰 응원하는 것이 장관이었다
경기를 하기 전 다른 나라에서는 경기장에 잘 없는 프레제를 먹어보기로 했다
크기가 마치 자동차 운전대만 하다
가격은 5.5유로였다
대략 9천 원 돈인데 굉장히 거대했다
먹어보니 생각보다 부드럽고 담백했다
맥주와의 조합이 좋다 생각이 든다
다 먹고 나니 배가 그득했다
한국선수가 있는 팀이라 그런지 경기 내내 더 집중하고 더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제까지 축구를 보면서 한 선수만 찍으려고 카메라 줌을 쭉 당겨서 찍어 본 적이 없었다
오늘은 김민재 선수를 찍기 위해 줌을 많이 당겼다
경기는 뮌헨이 상당히 밀어붙이는 경기였다
브레멘이 공격을 거의 못했는데 그 중심에는 김민재가 있었다
역시는 역시였다
몇 번의 가로채기를 보았는데 그저 감탄만 나왔다
골은 후반에 모두 나왔다
상대 수비수의 핸드볼이 나왔다
그래서 승부차기로 해리케인 선수가 골을 넣었다
그 후에 선수교체가 있었다
오른쪽 윙백의 선수와 좌우 날개의 공격수를 바꾸었다
굉장히 괜찮은 선택이었다
이 오른쪽 윙백의 선수가 괜찮은 공격 타이밍에 자꾸 맥없는 크로스를 올려서 갑갑했었다
선수가 바뀌자마자 골이 나왔는데 바뀐 선수들이 어시스트와 골을 만들어 냈다
감독이 많은 경험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꽤나 경기를 읽는 눈이 있구나 싶었다
승부차기를 하나 더 얻어내서 결과는 3:0으로 끝났다
경기가 끝난 후 김민재 선수가 주변 선수들과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참 행복하게 축구를 하고 있구나 싶어서 흐뭇했다
정말 흠뻑 빠져서 축구를 본 것 같다
이제는 숙소로 가야 하는데 참 험난하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수용하는 인원이 제한적이라 역 밖에서 30분가량 서있었다
날은 추웠지만 독일인들과 딱 붙어서 부비부비 하고 있으니 많이 춥지는 않았다
어렵사리 지하철을 타고 숙소에 들어오니 12:20이다
늦게 숙소에 들어왔으니 다음날의 일정을 조금 늦게 시작할까나 싶다
오늘도 재밌었다
2025.2.7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