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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43)

여행은 공부가 필요해

by 이재민

오늘 새벽에 동영상 편집과 브런치 글을 쓰고 나니 두시쯤 되었다

그러고 나서 오늘 어디를 가기로 했었지 찾아보니 외각에 있는 노이슈반슈타인성이었다

미리 알아보질 않아서 이제야 가는 방법을 찾아본다

지피티에는 기차를 타야 한다고 해서 검색을 해보니 버스랑 가는 시간은 비슷한데 가격은 버스가 훨씬 싼 모양이었다

그래서 대뜸 뮌헨에서 8:30에 출발하는 버스와 퓌센에서 16:30에 출발하는 버스를 예약을 했다

구글 지도를 보니 가이드 시간에 맞춰서만 관람이 가능하다고 해서 예약을 미리 하는 게 좋다는데 일단 모르겠고 내일 버스에서 생각하자 했다

대략 네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버스를 탔다

내 버스 티켓에 좌석이 지정되어 있어서 아무 데나 앉았는데 몇몇 좌석은 지정좌석이었다

겨우 비어있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이럴 거면 전부 지정좌석으로 하지 왜 헷갈리게 하는지 모르겠다

버스를 타고 가며 노이슈반슈타인성 옆에 호엔슈방가우성도 있는 걸 알게 되었다

퓌센이라는 동네에서 이 성들로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또 타야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성들이 산에 있어서 걸어야 하는 시간도 꽤나 많다는 걸 생각하며 시간들을 맞춰 보는데 두 군데 다 볼 각이 안 나온다

그래 뭐 여기는 뮌헨 시티패스도 안되는데 한 군데만 내부를 구경하고 하나는 겉만 보고 오자 그러고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13:30에 예약을 해버렸다

버스를 세차를 안 했는지 창문 밖이 굉장히 흐리게 보였다

하지만 그 가는 길에 언뜻언뜻 보이는 풍경이 예사롭지가 않다

오 여기는 눈이 쌓여있네

군데군데 눈이 쌓여있었다

주변에 호수도 있는 것 같던데 풍경이 엄청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버스가 정차를 하고 이곳이 목적지가 맞나 구글 지도를 보니 노이슈반슈타인 성 바로 아래쪽이었다

어? 하며 내렸다

알고 보니 이곳을 거쳐서 퓌센으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아 이런 이러면 예약을 잘못했는데 어쩌지

일단은 모르겠고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다리가 있다니 천천히 올라가서 구경하고 그러면 시간이 얼추 맞지 않을까 싶다

올라가 보니 지금은 동절기이고 다리는 갈 수없게 길이 막혀 있었다

시간은 11:00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호엔슈방가우 성을 가보자 하고 12:05 타임을 예약했다

걸어서 35분을 가야 했다

다행히 가는 길은 대부분 내리막 길이었다

하지만 이따가는 계속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오랜만에 운동 제대로 하겠다 싶다

오늘은 날씨가 맑아서 풍경을 구경하는 맛이 아주 좋았다

잘 구경하며 호엔슈방가우에 잘 도착을 하였다

이곳은 원래 12세기에 슈방가우라는 기사가 세운 요새였단다

하지만 이후 여러 사건 때문에 폐허가 되었는데 19세기에 막시밀리안 2세가 이곳 풍경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여름 별장으로 재건을 했단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지은 루트비히 2세가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지냈단다

이곳은 이제까지 봐왔던 성들과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화려하면서도 다른 곳들과는 다른 특색이 있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2층은 여성들의 공간이고 3층은 남성들의 공간이었다

여왕의 방은 막시밀리안 2세의 왕비인 마리 왕비의 취향이 가득한 곳이었다

특히 동양적 요소가 많았는데 터키를 여행하면서 좋았던 모양이다

왕의 방에는 루트비히 2세의 취향이 가득했다

원래는 낮의 밝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의 취향으로 밤과 별의 그림을 그렸단다

재미있었던 것은 그림으로 잘 보이지 않게 두 개의 문이 있었는데 하나는 화장실 문이고 하나는 왕비의 방으로 향하는 비밀 계단이 있었단다

나는 항상 왕궁을 보면서 왕과 왕비가 생각보다 접점이 없다고 느껴왔는데 이런 것들이 있었겠구나 싶어서 재밌었다

아쉬웠던 점은 일단 사진과 비디오를 못 찍게 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가이드의 통제를 따라야 한다는 구속감이었다

이곳에서 들은 오디오 가이드는 아주 좋았다

특히 한국어가 있어서 좋았다

노이슈반 슈타인성은 영어 가이드를 선택했는데 아무래도 잘못한 선택을 한 것 같다

재미있게 구경을 하고 나니 시간이 12:45분이었다

걸어서 35분의 거리지만 계속 오르막이기에 자칫 늦어질 수도 있어서 약간 걸음을 재촉했다

13:15쯤 해서 성의 입구에 도착했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몸 안쪽 땀이 꽤나 났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는 겨울에 여행을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성은 루트비히 2세가 지은 성인데 완공 전에 죽게 되면서 미완성인 채로 남아있다고 한다

들어가는데 생각보다 너무 깨끗해서 복원을 한 건가 싶었다

그래서 지피티에게 물어보니 꾸준히 관리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인데 나치가 이 성을 약탈한 보물 창고로 사용했었다고 한다

위치도 산속 깊은 곳이고 보물과 어울리는 장소이기에 괜찮은 선택이다 싶었다

그러면서 유물들은 남아있는지 궁금했다

공식적으로는 유물이 없다고 한단다

하지만 비밀 장소가 있다거나 다른 곳에 옮겼다는 이야기가 있단다

생각해 보니 비슷한 설정의 영화를 본 듯도 하다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할 재미있는 이야기다 싶었다

이 루트비히 2세가 화려한 건축물을 몇몇 지어서 나라를 파탄지경에 이르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올라가면서 보는데 이 높은 곳에 이렇게 성을 짓는데 돈이 진짜 많이 들었겠다 싶다

여름 별장이라고 해봐야 일 년에 길게 써야 3개월인데 이렇게나 화려하게 지을 필요가 있나 싶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 시대에 무리를 해서라도 지은 성이 먼 미래에는 이렇게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으니 오히려 이득인가 싶기도 하다

시간이 되어 입장을 하는데 정말 너무 이뻤다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화려하지만 조잡하지 않은 그 선을 아주 잘 지켰다

비슷한 색과 패턴을 잘 사용했는데 자세히 보면 디테일이 조금씩 다른 게 보인다

동물들은 주로 용과 유니콘 같은 상상의 동물과 학을 잘 사용했는데 이것은 루트비히 2세가 추구한 기사도 정신, 중세 전설, 바그너 오페라, 그리고 그의 몽상적인 세계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방마다 콘셉트가 달라서 또 보는 재미가 있었다

성전으로 보이는 홀에 갔는데 자연스럽게 우와 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왕관처럼 보이는 금색 샹들리에가 압권이었고 그 위에 초록색 바탕에 금색으로 태양을 상징하는 것 같은 모양과 별들을 그려놨다

굉장히 화려한 공간이었다

조금 더 들어가니 굉장히 넓은 홀이 나온다

화려하고 아름다운데 감상할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다

이 동네는 가이드 없이는 혼자 둘러볼 수 없게 하는데 관리상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 이해는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오는데 사진을 찍으면 정체가 되니까 못 찍게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 순식간에 끝나는 것 같아 아쉬웠다

그리고 길은 좁은데 한 타임에 많은 사람을 받으니 이상한 곳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꼴이 되어서 아쉬웠다

설명도 크게 대단한 것도 없는데 그냥 전체 다 오디오 가이드로 바꾸면 안 되나 싶기도 하나

여행지 자체는 정말 매력적이었는데 운영이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성을 나오기 전에 발코니에서 산과 호수의 뷰를 볼 수 있었다

정말 아름다웠는데 어려움을 각오하고서라도 왜 이곳에 이런 성을 건설했는지 이해가 된다

다 보고 나니 시간이 약간 붕 뜬다

퓌샌이라는 동네를 잠깐 가볼까 아님 주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갈까 고민을 했다

퓌센을 가자니 뮌핸시티패스로 무료인지 아닌지 확신이 안 서고 물어보고 찾으려니 마냥 귀찮다

아무래도 오늘 꽤나 등산을 많이 한 게 여파가 있는 모양이다

카페를 찾는 것도 문제였는데 찾다 찾다 결국 입구 쪽의 가게에서 커피와 핫도그 하나 사서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다행히 해가 비치고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았다

핫도그를 먹은 후 이 글을 쓰는데 시간이 아주 잘 간다

여행지에서 여행기 쓰는 것만큼 시간 때우는데 최고인 것이 없다

어느새 버스 시간이 되어 버스를 타고 잘 가고 있는 중이다

어제오늘 빡세게 돌아다녔으니 내일은 교회 갔다가 여유롭게 보내야겠다

2025.2.8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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