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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려도 쓰러지지 않는 별

오지환의 야구 이야기

by 이재민


2008년 프로야구 드래프트장

“저희 LG트윈스는 오지환 선수를 지명하겠습니다.”

사람들은 말했어요

“유격수의 보석이 될 거야.”


그날 오지환 선수의 마음엔 별이 반짝였어요

하지만 몰랐어요

그 별빛이 얼마나 오래 어둠 속을 지나야 다시 빛날지를


프로지명 이후 사람들의 기대는 높았고,

오지환 선수의 어깨는 무거웠어요

타구는 번번이 땅볼이 되거나,

외야수 글러브에 속으로 빨려 들어갔어요

수비에서는 공이 손 끝을 스쳐 나가 버렸어요


“또 실책이야…”

“유격수가 저래서야…”


관중석의 웅성거림은 오지환 선수의 마음에 작은 돌처럼 떨어졌어요

연습이 끝나면 혼자 그라운드에 남아

불 꺼진 구석에서 글러브를 끼고 공을 주워 던졌어요


“괜찮아. 다시 던지면 돼… 다시…”


오지환 선수는 점점 말수가 줄었어요.

밤마다 숙소 창밖으로 세상의 불빛들을 바라보았어요

그 불빛들이 마치 그를 비웃는 것처럼 깜빡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선배가 다가와 조용히 말했어요

“지환아, 야구는 실패가 더 많아.

실수할 때마다 더 단단해지는 거야.”


그 말이 오지환 선수의 가슴속에 따뜻한 불씨처럼 남았어요


그날 이후로 다시 오지환 선수는 힘을 내어 연습을 시작했어요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한 번 더’라는 마음으로 손끝을 다듬었죠


공이 손바닥에 딱 달라붙는 느낌이 들자

조금씩 자신감이 돌아왔어요

실책대신 ‘호수비’가 늘고,

타석에 들어서도 방망이 끝에서 별빛이 튀기 시작했어요


세월이 흘러, 오지환 선수는 이제 팀의 ‘주장’이 되었어요

2023년 가을, 한국 시리즈

누구보다 간절했던 무대


결정적인 순간,

지환은 방망이를 단단히 쥐었어요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그 스윙 한 번이, 밤하늘을 찢었어요


홈런!

관중석이 폭발했어요

그 순간, 알았어요

별빛은 꺼진 게 아니라

언제나 자신 속에서 타오르고 있었다는 걸


오지환 선수는 29년 만에 팀이 우승컵을 드는 데 MVP가 되었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웃을 날이 옵니다.

그라운드 위엔

‘흔들려도 쓰러지지 않는 별’이 빛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별빛은,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타오르고 있을 거예요


(그림은 gpt가 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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