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by 이재민

아이들을 만나면 어른들은 아주 쉽게 묻는다.

“너는 꿈이 뭐야?”

어릴수록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유튜버요.”
“과학자요.”
“대통령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 대답이 달라진다.
“잘 모르겠어요.”
꿈이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꿈을 말하기 어려워진 것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른들은 왜 꿈을 물어보는 걸까.

아이들의 가능성 속에서 희망을 보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무심코 기준을 들이대며 방향을 정해주고 싶은 것일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우리는 꿈을 너무 쉽게 ‘직업’으로만 묻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나는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품어온 생각들의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나는, 지금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꿈이란 무엇일까.
어쩌면 꿈은 생각이 모이고 쌓여 만들어진 하나의 방향성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꿈을 물을 때 너무 쉽게 “무엇이 될 것인가”로 한정해 버린다.
의사, 변호사, 유튜버, 공무원.

하지만 꿈은 그보다 더 넓은 질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떤 인격을 가진 어른이 되고 싶은가.
몸은 어떤 상태이길 바라는가.
어떤 태도로 사람을 대하고, 어떤 분위기를 가진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이 모든 것이 꿈에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생각해 보면 ‘느낌이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요즘 내가 보기에 느낌이 좋은 사람 중 한 명은 손종원 셰프다.

겉으로는 단정하고 깔끔하다.
자기 관리가 잘 되어 있고, 무례하지 않다.
자기 일에 열심히 임하면서도 결과로 말한다.
그런 태도와 균형이 그 사람을 더 단단하고 편안하게 보이게 한다.

나 역시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내후년이면 만 나이로 마흔이 된다.
요즘은 40대를 ‘영포티’라고 부른다.
하지만 나는 그저 젊어 보이는 포티가 아니라,
‘느낌이 좋은 포티’가 되고 싶다.

지금까지의 인생 중 몸도 마음도 가장 건강한 시기.
스스로를 단단히 관리하면서도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사람.
자기 일을 성실히 해내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는 것 역시 하나의 꿈일 것이다.

아이들에게 꿈을 묻는다면, 직업만을 떠올리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이 될 거니?”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라고 묻는다면 어떨까.

꿈의 범위를 넓혀줄 때,
아이들의 미래도 조금 더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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