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내가 왕이 될 상인가?

by 이재민

나는 매주 로또를 산다.
매주 만 원어치씩 자동으로 구매한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814만 5060분의 1이라고 한다.
극히 낮은 확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또를 사는 이유는 단순하다.
상상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로또에 당첨된다면?’

이 가정 하나만으로도 꽤 즐겁다.

만약 내가 로또에 당첨된다면
내가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

물론 실제로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내 입이 얼마나 무거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혼자만 알고
속으로 흐뭇하고 든든한 마음을 느껴보고 싶다.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도 든다.

‘나는 과연 큰돈을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일까.’

학원에서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가
GPT로 사주와 별자리를 조합한 운세를 한번 봐보라고 했다.
재미 삼아 한번 해봤다.

거기에서 나라는 사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대기만성형’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조금 느린 것처럼 보여도
무언가를 꾸준히 하면
처음에 재능이 있던 사람을 결국 따라잡는 타입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꽤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다음 말이 조금 씁쓸했다.

나에게는 순간적으로 터지는 대박 같은 일은
잘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 말을 듣고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에 로또 당첨은 없는 것인가.’

운세에 따르면
나 같은 사람이 큰돈이 갑자기 생기면
삶의 루틴을 잃고 헤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싶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나는 노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하는 것도 좋아하고
야구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아마 큰돈이 생기는 순간
삶에서 버텨야 하는 것들,
조금은 힘들어도 꾸준히 해야 하는 것들을
쉽게 내려놓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속으로 다른 사람을 깔보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은근히 마음이 못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로또에 당첨되고 싶다.

그리고 만약 정말 당첨이 된다면
그 이후에도 괜찮은 삶을
오랫동안 유지하며 살고 싶다.

당첨될 확률은 아주 낮지만
상상은 역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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