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 대신 기준을 얻다
WBC 한일전을 봤다.
보기 전부터 실력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꽤 저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승리는 일본의 몫이었다.
경기를 보며 여러 관람 포인트들이 있었겠지만
나는 일본의 오타니 선수를 보며 많은 감탄을 했다.
정말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선수였다.
그의 플레이를 보고 있자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상대의 좋은 플레이에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실력 있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여유일 수도 있겠지만
인성 또한 좋은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잠을 청하기 전
무심코 유튜브 쇼츠를 하나 보게 되었다.
영상에는 고우석 선수와 정우영 선수가 나왔다.
둘 다 LG 트윈스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선수들이다.
특히 고우석 선수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위해
지금 마이너리그에서 버티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영상의 내용은
경기 중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상황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말했다.
운이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실력이 더 분명하게 드러났고
그 덕분에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참 멋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실력이 온전히 드러나야
부족한 부분도 보이고
그래야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힘들고 고단한 마이너리그에서도
계속 도전하고 있는 것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선수의 입장에서 오타니라는 존재를 본다면
열등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오히려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일지도 모른다.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사람이 있기 때문에
나의 실력도 더욱 또렷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준 덕분에
나는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나는 지금까지
노력보다는 운에 기대려 했던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계속 드러내야 했던 것 아닐까.
도전하고, 부딪히고, 깨져보면서
비로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해 보이는 존재들.
한때는 그들이 나에게 열등감을 주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그들은 박탈감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나를 더 나아가게 만드는 기준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주변에서 누군가 잘되는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나는 아마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