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가 나아가야 할 길
요즘 학원에서 쉬는 시간이 되면
종종 네이버 뉴스를 본다.
나름대로는 사회나 경제 기사를 보려고 하지만
어느새 시선은 연예나 스포츠 기사로 향해 있다.
그리고 때때로 기분이 상한다.
제목 때문이다.
요즘 기사 제목들을 보면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이목을 끌기 위한 장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손흥민 부상으로 월드컵 못…’
놀란 마음에 클릭해 보면
실제 내용은 전혀 다른 방향이다.
‘못 갈 뻔한 상황’이었다는 식이다.
사실과 완전히 다른 건 아니지만,
의도적으로 오해를 유도하는 제목이다.
오늘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신기루 안타까운 비보… 별세 소식’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최근까지도 영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기사를 열어보니
본인이 아니라 모친상이었다.
물론 그것 역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제목이 주는 충격과 실제 내용 사이의 간극은
분명 불편함으로 남는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속았다’는 감정이 먼저 들기 시작했다.
오늘 들은 특강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동아일보에서 진행한 특강에서는
언론의 변천사와 AI 시대 속 언론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때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언론은
인터넷과 기술의 발전 속에서
점점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조회수’가 있었다.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먼저 기사를 올려야 하는 환경.
그 속에서 사실 확인은 점점 뒤로 밀렸고,
결국 신뢰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특강 중 인상 깊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기레기’라는 말이 널리 퍼진 계기.
바로 세월호 사건이었다.
당시 한 언론사가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기사를 내보냈고,
다른 언론사들이 이를 확인 없이 그대로 베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보였다.
심지어 현장 취재를 한 기자조차 없었다고 한다.
속보 경쟁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그 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서 언론에 대한 신뢰는 크게 흔들렸다.
지금은 개인 플랫폼의 시대다.
누구나 정보를 생산할 수 있고,
그만큼 거짓 정보도 쉽게 퍼진다.
AI의 발전은
그 흐름을 더 빠르게 만들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언론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라고 생각한다.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한 번 회복되면
사람들은 다시 찾아온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는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다.
내가 하는 말,
내가 만드는 결과물,
내가 쌓아가는 시간들.
그 모든 것들이
신뢰로 이어진다.
결국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그리고 수준이 높은 사람을 찾는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순간에 무너질 수는 있다.
그래서 더더욱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꾸준히 쌓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