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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Dec 09. 2024

아프리카여행기(46)

놀라운 경험에 기분 좋은 상태

오늘은 일요일이 되어 한인교회를 다녀왔다

우버를 이용할 수 있을까나 하고 보니 우버는 사용불가다

에티오피아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택시 어플이 있단다

그래서 호텔 리셉션에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은 위치를 잘 몰라서 구글 맵을 한 십분 보여줬다

그리고 택시를 부르는데 멀다고 안 간다는 기사들이 많다

두대 보내고 겨우 한대 잡아서 출발한다

이 한대도 이것저것 확인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가면서도 이거 나 다시 돌아올 수 있나 싶다

우여곡절 끝에 에티오피아 선교교회에 왔다

입구에서 또 찾느라 고생했다

딱히 입구리고 써져 있지 않아서 문을 앞에 두고 한 십분 헤맸다

겨우겨우 도움을 받아 교회에 도착을 했다

은혜로운 말씀과 찬양을 들으니 좋다

예배 후에 비빔밥을 먹으며 주재원으로 나와계신 분과 대화를 나눴다

스리랑카와 탄자니아를 거쳐 에티오피아로 오셨단다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에티오피아가 자부심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의 어플보다는 국내에서 해결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침의 택시 소동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목사님과의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상당히 흥이 많으신 분 같았다

자신이 겪었던 일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며 나의 고민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현명하게 제시해 주셨다

그리고 택시 어플을 깔 수 있게 도와주셨다

안 그래도 택시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정말 감사했다

다음으로는 에티오피아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을 가려고 했는데 위치 잡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일단 그 주변의 Ethnological Museum로 위치를 잡았다

다행히 택시를 잡고 잘 도착했다

잘 안 알아보고 왔는데 알고 보니 아디스 아비바 대학교 내에 있는 곳이었다

잠비아에 있는 루사카대학교는 건물만 있는 대학교였는데 여기는 꽤나 공원을 잘 꾸며놨다

날씨도 선선하니 아주 기분이 좋았다

박물관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참전용사 기념관을 갔다가 걸어서 갈 수 있을 만한 곳이었기에 선택한 곳이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는 규모가 커서 놀랐다

3층까지 있었고 꽤나 다양한 물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1층에는 에티오피아 역사와 관련된 물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탈리아와 전쟁에서 사용되었던 물품들 주요 인물들의 물품들과 그림들이었다

2층에는 여러 가지 전통 물품들이 있었다

그리고 왕과 왕비의 방과 욕실 및 화장실을 볼 수 있었다

유럽에서 사용하는 비데도 있었다

그제야 이 건물이 왕궁이었구나 싶다

3층에는 악기류와 16,17세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대충 쓱 훑어보고 나오려고 했는데 볼게 많아서 좋았다

이들의 역사적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20분 정도 걸어서 에티오피아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에 도착했다

조금 걸어 들어가니 한국에서 참전 용사들을 위해 지은 건물을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기념관은 문을 닫아서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특별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하신 분의 아들이라는 분을 만나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이곳에 한글학교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분이 이곳을 소개해주셨다

한글학교를 신기하게 구경하는데 갑자기 교실 하나문을 두드린다

몇 명 없겠거니 했는데 대략 스무 명 정도가 있었다

그들이 우르르 나오더니 인사를 한다

내향인인 나는 당황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한국말로 인사하고 대화를 하는 게 너무 신기했다

한국말을 너무 잘해서 놀랐다

인사를 하고 집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부채춤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나는 뭐 아주 러키 한 거 아니겠는가

다음 주에 행사가 있는 모양이다

꽤나 오래전부터 준비를 한 것 같다

이들은 진지 했고 정말 우리나라 학생들이 하는 것보다 잘한다고 느껴졌다

그것만 해도 좋은데 노래도 불러준다

사랑의 배터리를 부르는데 다들 호응이 좋다

흥이 나서 좋았다

다 같이 단체사진을 찍고 헤어지려고 하는데 다들 뭔가 어떻게 헤어져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찌어찌 헤어지려는데 택시를 타고 내 숙소 근처를 간다는 학생이 있었다

안 그래도 택시를 또 불러야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옳다구나 하고 내가 택시비를 낼 테니까 너 내리는데 까지 같이 가자 했다

그 친구는 택시비 굳어서 좋고 나는 택시 부르는 스트레스 안 받아 좋다

같이 탄 학생이 내년 1월에 한국에 온단다

아 아쉽다고 나 4월 이후에나 한국 갈 거 같아 그랬더니 자기 쭉 한국에 있을 거란다

와 진짜? 그랬더니

한국으로 유학을 가는 거였다

대구의 계명대학교를 간단다

와 그럼 한국에서 볼 수 있겠다

한국 가면 밥 사줄게 그랬다

혹시 왓츠앱해? 그랬더니

카톡도 있어요 그런다 ㅎㅎ

대구에 야구 보러 가면서 이 친구 만나서 밥도 먹고 그러면 되겠다 싶다

택시에 내려서 사진 같이 찍고 헤어졌다

어안이 벙벙하다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인연으로 좋은 경험을 해서 너무 좋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혼잡스러운 상태였는데 오늘의 일로 보답을 받는가 싶기도 하다

노홍철 님의 어떤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래? 의 마음이 이런 건가 싶기도 하다

기분 좋은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도 힘내봐야겠다

2024.12.8

어안이 벙커러 벙벙 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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