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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Dec 22. 2024

아프리카여행기(61)

나 혼자 뿌듯한 하루

오늘은 혼자 자유롭게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오픈한 지 별로 안 됐다는 이집트 대 박물관과 그래도 카이로에 왔으니 투탕카멘은 만나보고 가야지 하고 국립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그 후에는 한인교회 저녁 예배를 참석해 볼 생각이다

사실은 오늘 하루종일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걸리는 것들이 많았다

일단은 잔돈이 없었다

버스가 7파운드인가 그렇다는데 나는 200파운드 지폐가 있다

과연 버스가 이 돈을 잘 바꿔 줄까 싶다

가게에서 뭐 좀 사 먹고 잔돈 바꾸면 됐는데라고 지금 생각해 본다

여하튼 처음은 우버로 시작하기로 했다

대 박물관에 도착을 하여 짐 검사를 하는데 카메라는 출입금지란다

고프로를 맡기고 들어가란다

옆에 있는 시큐리티 방에 고프로를 맡기고 나오는데 너무 허전하다

두 달 가까이 여행을 하면서 계속 내 왼손에 있던 친구인데 없으니 내 반쪽이 떨어져 나간 것 같다

허전한 마음을 억누르고 박물관으로 가니 더욱 아쉬움이 커진다

이 잘 만들어진 박물관을 고프로로 못 담다니!!

너무너무 아쉽다

아니 핸드폰 카메라로는 전부 다 찍어도 되는데 다른 카메라는 안된다 말인가

이해가 안 된다

정말 날 놀리기라도 하듯 박물관을 너무 잘 만들었다

갤러리에 들어가기도 전에 볼 것이 널렸다

모양이 이쁘고 온전한 것은 여기에 다 모아다 놨구나 싶다

시작부터 그 양과 질에서 완벽한 전시물들을 보여준다

놀라워하면서도 마음 한 군데에는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거 언제 다 둘러보지?

대충 막 훑어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 대단한 작품들을 대충 볼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사람은 금방 질리는 법이다

한 시간 정도 둘러보니 이게 그거 같고 저게 그거 같다

기원전 6000년의 작품이 가장 오래된 것이었는데 보관 상태가 좋아서 놀랐다

지금으로부터 8000년 된 것이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그리스 로마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두 석상이 같이 서 있었는데 하나는 이집트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고 하나는 그리스 로마의 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겠거니 했는데 같은 사람이란다

이런 게 참 흥미로운 것 같다

우리나라도 근대화되어가며 모양새가 변해가는 게 흥미로웠는데 이와 마찬가지인 것 같다

대박물관을 잘 관람하고 고프로를 잘 찾아 나왔다

이번에는 버스를 타보리라 하고 길을 나섰다

하지만 도로가 공사 중이고 하면서 정류장 위치가 변한 모양이다

길에 서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잘 모르는 모양이다

그래서 또 우버를 불렀다

뭐 어쩔 수 없지

국립박물관에 가면서 약간의 걱정이 있었다

최근에 만들어진 쌔끈한 박물관을 보다가 오래된 박물관을 보면 실망하지 않을까?

새 박물관이 지어지면서 많은 물품을 빼간 거 아닐까?

약간의 걱정을 했지만 그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운치 넘치고 분위기에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었고 이집트의 유물은 차고 넘치는 것이었다

현대적이고 최신의 박물관도 좋았지만 이 박물관의 분위기와 유물들의 조합은 가히 좋았다

특별히 이곳에는 투탕카멘의 유물들이 있었다

치사하게도 사진을 못 찍게 한다

몰래 찍고 싶었지만 감시하는 사람이 많다

분하게도 투탕카멘의 유물들은 그냥 압도적이었다

투탕카멘의 유물들을 보니 다른 것들은 그저 들러리에 불과하구나 싶다

그 정도로 특별했다

어쩜 이리 완벽하게 보관이 되었을까 싶다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의 유물이 맞나 눈을 의심할 정도이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이 것만큼은 꼭 보고 가라 이야기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이 투탕 카멘을 보고 나니 다른 유물들이 또 다르게 보인다

이 유물들이 원래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싶다

알록달록 했을까?

하지만 많은 양의 유물들은 또 나를 질리게 했다

오늘은 이집트의 맥도널드를 먹어보기로 했다

가보니 사람이 정말 많다

여행객부터 현지 학생들까지 많은 사람이 있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주문을 했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는데 키오스크 옆에 번호판이 있는데 그걸 몰라서 헤매었다

그 번호판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면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빅맥을 먹었는데 왜 한식을 먹은 것 같은 만족감이 오는지 모르겠다

맥도널드 특유의 성의 없는 햄버거가 너무 반갑다

맛있게 먹은 뒤 지하철을 타러 길을 나섰다

sodat 역에서 9 정거장을 거쳐 sakanat el maadi역에 내리면 되는 거였다

지하철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안전했다

두 정거장쯤 지나니 지상으로 올라갔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역사를 바라보니 참 정겹다

가격도 착하다

한국돈으로 300원 정도 하니 탈만하다 생각이 든다

16분 정도 걸어 한인교회에 가는데 너무 일찍 왔다

근처의 카페로 와서 글을 쓰고 있다

자유롭게 여행하는 맛이 참 좋다

사람들이 타는 대중교통도 타보고 (버스는 못 탔지만)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오늘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자유로운 여행을 하도록 해봐야겠다

2024.12.22

슬슬 교회로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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