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게 만드는 로마
오늘은 콜로세움부터 시작해서 숙소로 걸어오는 일정을 짰다
몇 시에 출발을 할까 하다가 콜로세움이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조금은 일찍 가볼까 생각했다
동시에 일찍 갈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다
난 사람 많아도 좋던데
오픈시간이 8:30이다
고민하다가 8시에 숙소에서 나왔다
숙소와 연결된 카페에서 받은 쿠폰으로 아침을 먹었다
피스타치오 크림이 들어간 크로와상과 카푸치노를 먹었다
사실 커피는 라테인지 카푸치노인지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맛있게 먹은 후에 지하철을 타고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A선에서 B선으로 갈아타야 했다
출근시간이라 사람이 많았다
로마의 지하철은 문을 좀 과감하게 닫는 것 같다
물론 무엇인가가 끼면 문이 다시 열리긴 하는데 문이 좀 빠르게 닫히는 감이 있다
실제로 한 중국인 모녀가 이 과정에서 이별을 했다
어머님은 탔는데 팍 닫히는 문에 딸은 타지 못했다
콜로세움에 잘 도착을 했다
입장료는 18유로였다
인터넷으로 예매를 하면 14유로에 살 수 있었지만 에러가 자꾸 나서 살 수가 없었다
아 4유로를 아낄 수 있었는데 아쉽다
콜로세움은 대단하긴 했다
폼페이에서 본 경기장은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집트 룩소르에서 신전을 본 이후로 유적지들에 우와는 안 나온다
아 유럽을 보고 이집트를 갔다면 좋았을까?
룩소르의 저주에 걸려버렸다
보면서 글래디에이터라도 보고 올 걸 그랬다
글래디에이터 1이 2000년 영화이니 25년 전에 본 거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잘 보고 나서 연결되어 있는 포로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을 구경했다
넓기는 엄청 넓었다
가이드가 없이 움직이니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구글지도를 통해 어느 정도 정보를 알 수 있었다
팔라티노 언덕을 먼저 보았는데 이곳은 정말 가이드와 함께였다면 좋았겠다 싶다
그래도 높은 곳부터 시작하니 나중이 편해서 좋았다
언덕에서 포로로마노와 콜로세움을 볼 수 있었다
언제나 높은 곳은 옳다
포로로마노의 전경을 보며 무엇이 있는지 훑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내려와서 포로로마노를 구경했다
전체적으로 엄청 넓었는데 천천히 걸어 다니긴 했지만 다 보고 나니 12시가 되었다
그러고 나서 캄피 돌리오 언덕을 가기로 했다
구글지도가 알려준 루트로 걸어가는데 경찰들이 이 길은 막혔단다
그래서 돌아가야 했다
돌아서 가는데 엄청난 규모의 대단한 건축물을 보았다
지도를 보니 조국의 제단이라고 한다
지피티에게 물어보니
이 기념물은 이탈리아 통일 운동(리소르지멘토)의 성취를 기념하고, 이탈리아의 초대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를 기리기 위해 1885년부터 1935년까지 약 50년간 건축되었습니다.라고 한다
거의 지어진지 100년이 되었는데 관리가 참 잘 되어있다
엄청 웅장하고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
입장이 무료였고 부분적으로 입장료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통일과 민족주의의 상징으로, 정치적, 역사적 중요성이 크다니 이렇게 웅장하게 지은게 이해가 된다
생각지 못한 웅장한 건축물을 보니 좀 얼떨떨하다
그러고 난 이후에 캄피 돌리오 언덕을 갔다
아쉽게도 공사 중이었다
조금 더 길을 가니 포로로마노를 위에서 볼 수 있었다
아 그래서 콜로세움부터 캄피 돌리오까지 한 루트로 추천을 해주는구나 싶다
시간이 1시가 되었다
슬슬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어디를 갈까 검색을 했다
찾아보니 파스타집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김밥천국 같은 데가 있다고 한다
대학생들을 타깃으로 싸게 파스타를 파는 모양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가보니 굉장히 메뉴의 수가 많았다
무얼 먹을까 하다가 로마에서는 까르보나라를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그걸 먹기로 했다
가격은 8유로였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가격이 착하긴 한가보다
그래도 만원이 넘는 돈이다
물가가 정말 비싸구나 싶다
주문을 하면 생면을 저울로 달아 옆의 조리사들에게 넘겨준다
조리사들이 조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많고 복잡하기는 했지만 볼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음식을 받고 위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다
감사하게도 나를 위한 한자리가 비어있었다
첫 입을 먹는데 한국에서 파는 시제품 까르보나라 소스맛이 난다
아 이래서 시제품 소스맛이 이랬구나 싶다
내 기준 싸구려 소스맛이랄까
그래도 먹다 보니 고소하니 맛있다
가기 전에 한 번은 괜찮은 레스토랑을 가봐야 하나 싶다
괜찮은 가격에 배까지 부르니 기분이 좋다
기분 좋게 판테온을 향해 갔다
판테온을 향해가는데 중간중간 볼 것이 많다
성당도 한번 들어갔다 오고 이뻐 보이는 건축물 사진도 찍고 왔다
판테온의 겉모습은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꽤나 컸는데 카메라에 다 담기질 않았다
판테온 앞으로 가니 카드결제를 하려면 키오스크에서 결제를 하고 현금은 건물 안쪽에서 결제를 할 수 있었다
키오스크는 이름과 이메일 까지 적어야 해서 시간이 꽤나 걸렸다
현금으로 결제를 하는 것이 빠른 길이었다
가격은 5유로였다
들어가 보니 5유로보다 더 많이 받으면 안 될 것 같다
상당히 깔끔하고 관리가 잘되어 보였다
안쪽 모습만 보면 조국의 제단과 비슷한 시기에 만든 거 아닐까 생각했다
찾아보니 2000년 전에 지어진 거다
보수를 했을지 안 했을지 모르겠지만 깨진 부분 없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참 기술력이 좋았구나 싶다
쓱 둘러보는데 약간은 이게 다야? 싶다
괜히 아쉬워서 가운데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해본다
판테온을 나와 나보나 광장으로 향했다
조금은 좁은 길을 걷다가 확 넓은 광장이 나오니 참 좋다
이곳의 분수들과 건축물이 참 멋있었다
지피티에게 물어보니 꽤나 유명한 사람들이 만든 것 같다
이곳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젤라토를 먹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침 8시에 나와서 오후 4시까지 열심히 돌아다녔다
이게 참 로마라는 도시가 계속 걷게 만드는 곳이구나 생각했다
조금 걸으면 뭐가 나오고 조금 걸으면 또 뭐가 있고 그렇다
숙소를 중심지에 잡으면 전략적으로 잠깐 숙소에서 쉬었다 나오고 그러면 참 좋을 것 같다
내일은 보르게세 미술관에서 시작해서 숙소로 걸어오는 루트로 여행하기로 했다
내일도 엄청 걸을 것 같다
숙소에 와서 낮잠을 즐긴 후 주변 식당에서 포케를 사 와서 저녁으로 먹었다
레스토랑을 한번 가야지 가야지 하는데 자꾸 안 가게 된다
내일은 꼭 좋은데 한번 가야지
2025.1.15
다리를 잘 풀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