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도착
오늘 11:35분 기차를 예매해 놓고 아침을 여유롭게 즐겼다
남은 식자재를 활용한 두툼한 샌드위치를 먹었다
갖은 여유를 다 부리고 막상 출발하려고 하니 피곤하다
식곤증이 오는 모양이다
그래도 식곤증을 이겨내고 길을 나섰다
기차역에 도착하니 딱 한 시간 전에 도착을 했다
어디 들어가서 커피라도 한잔 할까 하다가 괜히 화장실 가고 싶을까 봐 참았다
역에서 화장실을 가면 1.2유로리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따 기차 타면 그때 화장실 가야지
짐을 구석에 내려놓고 플랫폼 숫자가 뜨기를 기다렸다
기다려 보니 20분 전에 번호를 알려줬다
플랫폼 번호가 뜨니 사람들이 막 이동한다
나와 같은 기차를 타는 사람들인가 보다
기차를 타니 꽤나 시설이 좋았다
나는 italo라는 회사의 기차를 탔다
고속기차인 줄 몰랐는데 시속 300킬로를 찍었다
로마까지 한 시간 십여분이면 도착이었다
로마 테르미니역에 도착을 하여 처음 할 일은 로마패스를 사는 일이었다
어디서 사는 줄 몰라서 인터넷도 뒤져보고 사람들과 인포메이션한테도 물어봤다
결국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그냥 포기했다
어디서 사는지 모르겠다
그냥 1.5유로에 일회용 티켓만 끊고 숙소로 이동을 했다
이번 로마 여행도 축구가 우선이기에 숙소를 경기장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으로 정했다
경기장 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이지만 돌아올 때는 걸어올 생각이다
그래서 숙소 위치가 바티칸에 가깝게 되었다
어제 산책을 하는데 숙소에서 연락이 왔었다
원래 예약했던 숙소가 무슨 문제가 생겨서 걸어서 2분 거리의 다른 숙소로 옮겨야 한단다
그래서 그런가 보다 했다
알려준 숙소를 검색해 보니 원래 숙소보다 4박에 150유로가 더 비싸다
오히려 좋잖아?!
숙소에 도착을 해보니 아주 깔끔하니 좋았다
유럽여행을 하며 엘리베이터를 보며 조금 놀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거의 대부분 자동으로 열리는 문을 가지고 있는데 유럽 와서는 거의 수동인 것 같다
오늘 숙소의 엘리베이터는 공장에서 쓰는 또 미국 영화에서 봤던 그 엘리베이터였다
굉장히 신기하고 재미있다
느릿느릿 움직이는데 다 도착해서 탁 소리가 나기 전에 안쪽 문을 열면 바깥쪽 문이 안 열려서 나갈 수가 없다
그러면 한 층을 움직였다가 다시 와야 한다
상당히 인내심이 필요했다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거겠지만
숙소에 와서 생각을 해보니 굳이 로마패스를 안 사도 되겠다
여행 루트를 보니 숙소에서 먼 쪽으로 한번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가 슬슬 숙소 쪽으로 걸어오면 되는 것 같다
로마패스가 이래저래 편한 것 같긴 한데 가격은 절대 안 착하다
그래 안 사길 잘했다
낯선 곳에서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더니 피곤하다
그래서 일몰시간인 5:10쯤 나가기로 생각하고 30분 타이머를 켰다
잠을 잔 건지 안 잔 건지 애매한 느낌이다
그래서 10분을 더 그리고 또 10분을 더 타이밍을 맞췄다
그러고 나서야 슬슬 일어나 볼까 생각이 든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어디 들어갈 건 아니고 저녁 산책 정도로 생각하고 베드로 성당을 다녀오기로 했다
가서 보니 참 아름답게 잘 지어놨다 생각이 들었다
성당으로 가는 길과 광장이 넓어서 해가 지기 시작하는 때부터 다 지고 난 이후까지 다 볼 수 있었다
들어가 볼까 하다가 3일 후 축구 보러 가는 날 오잔에 둘러봐야지 하고 나왔다
지도를 보니 성천사성이 가깝다
야경이 이쁠 것 같아서 가보기로 했다
성과 테베레강이 상당히 아름다웠다
성을 보다 보니 성 위쪽으로 사람들이 있는 게 보인다
높은 곳은 항상 옳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늪은 데서 야경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티켓 가격은 16유로였다
성안 내부의 동선을 굉장히 깔끔하게 해 놨다
동선을 따라 슬슬 구경하며 올라가니 옥상이 나왔다
성위에 천사의 동상이 굉장히 멋있게 자리 잡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야경을 바라보는데 16유로가 아깝지 않았다
역시 높은 곳은 옳다
특별히 보름달도 볼 수 있었다
보름달은 보기에 이쁘지만 사진에는 잘 안 담겨서 아쉽다
그래도 참 이쁘다
잘 구경하고 가면서 오늘은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지 했다
이태리 오면 리조토를 한번 먹어봐야지 했다
면이 좀 덜 익게 나오는 걸 알았으니 쌀도 얼마나 덜 익혀져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그런데 걸어가다가 피자를 파는 집에 사람이 꽤나 많은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내 발이 그쪽으로 향했다
피자의 종류가 꽤나 많았는데 나는 가지피자와 햄치즈피자를 포장해 왔다
포장된 피자를 들고 숙소로 오는데 신이 난다
맛있을 것만 같다
가격도 착하다
5유로 정도였다
숙소에 도착해서 바로 먹으려다가
먹고 씻으려 하면 씻기 싫을 것 같아서 씻고 먹기로 했다
다 씻고 피자를 먹으려는데 기름이 많다
기대한 것보다는 맛있지는 않았다
왜 사람들이 나폴리 피자가 더 맛있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그래도 슴슴하니 든든하게 배를 잘 채웠다
내일은 꼭 리조토나 까르보나라 먹어봐야지
오늘은 생각보다 많이 잘 즐긴 것 같다
2025.1.14
낮잠 잤는데 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