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도 Dec 29. 2021

외국인 인사담당자 친구가 몰래 알려준 이력서 쓰는 방법

왜 몰랐을까

회사를 다니면서 누군가가 이력서를 쓰고 있다면, 사람들은 보통 그 사람이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려고 이력서를 쓰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할까?


보통 사람들이 이력서를 쓸 때, 이직을 알아보면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비슷하게 생각을 했고, 이력서를 쓴다는 것이 현재 회사에 불만이 많다거나 이직을 하고 싶다는 의미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친한 동료 사이가 아니라면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듯한 단어였다.

(반대로 이력서나 이직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동료 사이라면 꽤 친한 동료가 되었다고 느낄 수도 있다)


뜬금없지만 외국계 회사를 다니면서 좋은 점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업무를 하면서 그 사람들의 생각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친구 역시 외국인으로 한국에 근무하면서 나와는 3년 넘게 업무를 한 친구다. 이 친구는 인사담당자로 입사 전부터 나와 연락을 했으며, 입사 이후에도 계속해서 업무를 함께 하면서 꽤나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같이 작은 프로젝트성 업무를 마무리하면서 그 친구가,


"이력서에 한 줄 넣을 성과가 생겼네 "


하고 말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한국인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처럼 농담 삼아,


"왜? 이직하려고?"


하고 물었다.


그 친구는, 


"무슨 소리야. 이력서는 항상 업데이트하고 있어야 하는 거라고. 이런 성과가 있으면 바로바로 업데이트해놓지 않으면 까먹는다니까. 난 지난번에 우리 같이 했던 성과도 다 이력서에 업데이트했어"


순간,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말이 많은 그 친구는 이어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난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내 이력서를 업데이트를 해.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하면서 언제 어떤 기회가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야. 갑자기 기회가 나타나서 부랴부랴 준비하려면 쉽지 않거든."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 나 역시도 이직을 할만한 기회가 보이면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업데이트하면서 내가 했던 성과들을 기억해내려고 노력을 한다. 사실 예전 회사의 성과들은 예전에 써놓은 이력서를 보지 않으면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그때부터 이력서를 매달은 아니지만 몇 달에 한번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이렇게 이력서를 정리하다 보면 좋은 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업무가 내 이력서에 더 해졌을 때 어떠한 스토리가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보면 내가 하고 있는 현재의 업무가 조금 힘들더라도 나의 커리어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그려지고 더욱 즐겁게 업무에 임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나와 그 친구는 그런 대화를 나눈 이후, 업데이트한 이력서로 같은 회사 안에서 내부 채용공고에 지원하여 각자 원하는 포지션으로 옮겨서 더 나은 커리어 기회를 갖게 되었고, 지금도 이력서에 쓸만한 업무들을 같이 해나가고 있다.


이력서는 꼭 이직을 하기 위해서 이력서를 쓰는 것이 아닌, 바로 지금 나의 커리어 계획을 위해 써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퇴사 후 알게 된 사실들, 퇴사 후 상사의 연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