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도 Jan 03. 2022

그래서 문제가 뭡니까? - 이 말 안 듣는 방법

'그래서'와 '문제'에 집중하자

"그래서 문제가 뭘까요??"


많은 회사원들이 듣기 싫어하는 질문이지만, 거의 모든 회의에서 듣게 되는 질문이다.



'그래서'와 '문제'라는 두 단어에 집중하자.


보통 이러한 질문의 나왔을 경우,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사람은 이미 한 차례 설명을 했을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완성 기일이 작년에서 새로운 회계연도로 넘어옴에 따라 작년 비용으로 집행할 수 없고, 이 프로젝트가 올해로 해가 넘어간다는 일정이 없었던 터라서 올해 비용에 반영이 안 되어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다른 비용에서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는 비용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뭘까요?" (1)


"올해 다른 비용들도 빠듯하게 잡아 놓은지라 비용을 다른 데서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2)


"빨리 시공업체에게 얘기해서 언제 가능한지 비용은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러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3)


"업체에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어렵다고 한 상태이지만 일단은 찾아보고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럼 우리가 현재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4)


"일단은 업체의 답변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업체에서 이렇게 프로젝트 완성 기일이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올해 예산을 책정하는 시점 전까지 몰랐다는 점이고,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는 점은 우리가 업체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업체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업체 스스로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을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우리는 업체에서 현재 상황에서 정확하게 언제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시점을 받아야 하고, 그 시점이 대략적인 것이 아니라 어떠한 절차를 수행하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 시간이 걸리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절차가 수행하는데 우리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고, 만약 하나의 절차에 문제가 생길 경우 얼마나 늦어지는지를 업체와 우리 모두가 투명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업체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줘야 하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고, 우리의 관리 소홀도 있으니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데에 대해 합리적인 선에서 어떻게 금전적인 손실에 대해서 책임을 공유할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렇게 4번의 질문을 하기 전에 자기가 생각하는 문제와 해결방법을 알려주면 좋잖아!!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을 하는 입장에서는 얼마큼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이 진척이 되었는지를 파악하고 이런 답변과 해결방법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 (너무 꼰대스러움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은 절대 아니다...).


앞서 말한 '그래서'와 '문제' 두 가지에 집중하자고 한 것은, '그래서'는 이미 한 차례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붙게 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그리고 '문제'는 문제의 핵심을 다루지 못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질문을 듣게 되었다는 점 때문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올해 예산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라고 이야기했지만 이는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결과적으로 발생한 '증상(Symptom)'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하게 다른 프로젝트의 예산을 감축해서 '예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지만, 실제 업체에서의 '업무 수행 절차 관리'에 대한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다른 형태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가장 마지막 단계에 있는 '증상(예컨대 달리기를 하다가 넘어져서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다면)'에 대한 '대증적(밴드를 붙여서 상처를 낫게 하는)' 해결방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해결하고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문제 해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안전장비나 달리는 바닥에 안전장치를 해야 할지, 애초에 달리기를 할 필요가 있는지 등 - 다치는 것에 대한 근본 원인을 찾아서 해결).


이러한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이 문제가 왜 일어났는지 계속해서 질문하는 것이다.


만약 스스로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명확하다면 그때 가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방법을 제안하자.


그럼 더 이상 "그래서 문제가 뭡니까?"라는 질문을 듣지 않아도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외국인 인사담당자 친구가 몰래 알려준 이력서 쓰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