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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Aug 23. 2022

갑자기 홍콩에 프로젝트를 가라고요?

기회는 갑자기 찾아왔다

"홍콩에 한 달 정도 프로젝트로 나갔다 올 수 있겠어?"


영업 상무님이 부르더니 대뜸 하신 말씀이었다.


외국계 기업이기는 하지만 평소 이 회사가 해외에 파견을 많이 보내는 회사도 아니었고, 아시아 본사는 싱가포르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내가 맡은 '영업기획/관리'라는 직무를 보았을 때 너무나도 뜬금없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나는 평소 해외에서의 업무를 통해 나의 역량을 시험해보고 싶기도 했고, 더 역량을 키워보고 싶기도 했다. 거기에다가 어릴 적 홍콩 영화의 팬이었던 나에게 홍콩은 그야말로 '별들의 도시 City of Stars'였다. 


"네?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순간 동요되는 마음을 진정하고 차분하게 상무님께 여쭤봤다.


"아니, 홍콩에 새로운 사장이 커머셜 쪽 경험이 많이 없는데 와서 전반적인 커머셜 상황 좀 진단하고 개선책을 좀 줄 수 있는 사람을 보내달라고 해서... 근데 우리 쪽에서 그런 거 할 줄 알면서 영어 되는 사람이 당신 밖에는 없는 것 같은데?"


내가 지금 한국에서 하고 있는 일이 세일즈 쪽의 전반적인 매출과 성과지표를 관리하고 예산 분배 및 관리였다. 


채널별로 어떠한 전략을 짜야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조율도 하며 영업 부서의 '안살림'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나에게 전반적인 커머셜 상황을 보고 진단하고 개선책을 내는 점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영어는 원어민 수준은 아니었지만 외국계 회사에서 오래 다니다 보니 영어로 업무 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빠르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일 것 같아 긍정적이지만 확답은 하지 않고 답했다.


"뭐 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만, 와이프랑 애들이 있으니까 좀 상의는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한 달이라고 하셨죠?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는 계획이 있을까요?"


평소 나를 많이 배려해주시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시는 상무님은 대답하셨다.


"당연히 상의해봐야지. 뭐 그쪽에서는 최대한 빨리 와달라고 하는데, 우리 쪽 상황도 있으니까 무리해서 빨리 갈 필요는 없을 것 같고, 한 2주에서 한 달 뒤쯤 가면 어떨까 싶은데?"


아이 둘을 와이프에게 맡기고 가는 것은 무리인 상황이어서 합리적인 선에서 일단 시간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좋은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상무님, 오늘 와이프랑 얘기해보고 내일하고 모레가 주말이니까 월요일에 한 번 더 말씀드려도 될까요?"


마침 상무님은 그 정도의 타이밍을 생각하셨던지 바로 답을 하셨다.


"그럼! 중요한 사안이니까 제수씨랑도 잘 얘기해보고 편하게 알려줘. 저쪽(홍콩)에서도 일단 당신 백그라운드는 알고 있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야. 만약 간다고 하면 그쪽이랑도 한 번 인터뷰까지는 아니지만 콜한 번 하고 최종 결정하기로 했으니까 그렇게 알고 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느낌이 내가 결국에는 가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와이프랑은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생각했다. 


결국에는 내가 왜 가고 싶은지, 이후 우리 가족에게 도움이 될만한 부분이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보았다.


내가 가고 싶은 이유는 일단 나의 해외 시장에서의 업무 능력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능력이 확인이 된다면 향후 해외로 파견되는 기회가 있다면 이번 프로젝트 결과를 바탕으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외국계 기업에 다니면서 해외 경험은 큰 장점이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외국에서의 교육 경험이 영어 공부는 물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와이프도 영어로 외국에서 일상생활은 가능한 정도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김칫국일 수도 있지만, 나는 왠지 이번 프로젝트가 잘 되면 프로젝트 이후에도 그곳에서 자리 잡고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평소 갈망하던 기회는 갑자기 찾아왔다.



*이 글은 저의 해외 프로젝트 경험에 대한 시리즈의 글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통해 현실성 있고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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