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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Aug 23. 2022

일 잘하는 사람이 무능한 팀장이 되는 이유, 극복 방법

'저 사람은 원래 능력자인데 팀장이 되더니 무능한 사람이 됐어!'


어느 회사, 어느 부서에서나 들어봄직한 흔한 스토리.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원래 무능한 사람이 팀장이 되기도 쉽지 않겠지만, 유능한 사람이 무능한 팀장이 되었다면 그 이유는 공통적인 것이 몇 개 있을 수 있다.


팀장이 되기 전에 회사에서는 당연히 이 사람이 팀장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평가한다.


평가하는 항목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는데, 하나는 개인의 직무능력. 과연 해당 부서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이 있는지이다. 예컨대 IT 관련 부서 소속이라면, 과연 이 사람이 IT 관련 전문성을 갖춘 충분한 직무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한다. 이를 평가할 때에는 '개인'으로서 평가를 받으며, 실질적으로 직무적인 성과가 어떠한 것이 있었는지를 평가한다. 보통 이에 대한 평가는 매우 명확하고, 본인도 이러한 성과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는 편이 많다. 직무에 대한 성과는 보통 명확한 목표치로 수치화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두 번째 평가 항목은 보통 사람들과의 조화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회사에서 혼자 일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과의 조화는 보통, 얼마나 사람들과의 협력을 잘 이끌어 내는 지다. 어떠한 직무를 수행한다 하더라도 개인의 뛰어난 능력만으로는 온전한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사람들이 착각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꼭 '사람이 좋다'라는 평가가 이 부분과 꼭 직결되지는 않는다 (물론 큰 상관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왜냐하면 이 사람과의 조화에서 보는 부분은,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사람들과 '협력'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포인트라고 했는데, 이러한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은 단순히 사람이 좋아서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에컨대 사람이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한테 당연한 업무 요청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대로 된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없는 사람이다. 반대로 본인이 할 일까지 다른 사람한테 떠넘기는 사람이 있다면? 역시 제대로 된 협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보통 팀장이 되는 사람들은 개인 (Individual Contributor/ Self-Contributor)으로 일할 때 이와 같은 직무 능력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능한 팀장'이 된다면 무슨 문제일까?


팀장이 되기 전에 더 많은 인정을 받은 팀장일수록 본인 스스로에게서 문제점을 찾는 팀장은 잘 없다. 본인은 너무 잘하고 있는데 팀원들이 능력이 없다고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팀장 되기 전에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들었을 테니까 좋은 관계를 위한 노력을 많이 할 것이다. 좋은 명언을 공유한다거나, 좋은 뉴스를 메일로 공유한다거나, 1주일에 한 번 티타임을 갖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는 팀장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을 놓친다면 유능한 팀장이 될 수 없다.


그 핵심중에 하나가 '함께' 일을 하는 것이다. '함께'일을 한다는 것은 팀에 주어진 업무를 팀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보통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팀원들이 못 미더워서 본인이 다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통은 작은 팀일수록 이런 일이 많다), 팀원들을 너무 믿고 본인은 관여를 잘하지 않는다 (보통은 팀이 크거나, 팀원들이 그 직무를 오랫동안 해왔던 팀에 새로운 팀장이 오면 이런 일이 일어나고는 한다). 


결국에는 팀원들에게 '적절히' 업무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업무를 주는 것은 단순히 받아서 '토스(Toss)'하라는 것은 아니다. 먼저 팀장 자신이 해당 업무가 본인 팀에서 하는 것이 맞는지, 어떠한 목표를 갖고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해야 한다 (Why & Objective). 그리고 이 업무에 대한 목표가 명확해졌다면 팀원 중 어떤 사람이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가 명확히 잡혀야 한다 (Role & Responsibility). 그리고 이 내용에 대해서 관계된 팀원들과 함께 논의를 한다. 그리고 팀원들이 완전히 해당 업무에 대한 목표와 본인의 역할을 '납득(Accept/buy-in)'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시키는 형태'의 일만 해올 것이며, 일을 하면서도 본인이 왜 이 일을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불만을 갖게 될 것이다. 


팀원들이 해당 업무에 대한 목표가 명확하다 하더라도 본인이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모르게 되는 경우도 문제가 있다. 목표는 이해가 되는데 '그래서 제가 뭘 해야 하죠?'라는 부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업무 진행을 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물론 팀장이 이 모든 것을 다 명확히 알 수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게는 팀원들과 함께 논의를 해서 이러한 목표와 역할을 확실히 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팀의 목표와 역할이 논의가 되었다면 팀에서 언제까지 (Due date), 어느 정도 범위까지 (Work Scope)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명확하게 세팅을 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현재 팀에서 기존에 수행하고 있는 업무와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함께 현실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서로 다른 시점을 생각하거나, 서로 다른 기대치 (Expectation)이 있어 당황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업무 수행 범위와 목표 시점까지 합의 (Align)이 되었다면, 팀의 업무는 진행이 될 것이다. 물론 팀장은 팀원들의 업무 상황이나 능력 등을 고려하여 잘 진행이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필요한 도움을 적절히 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쉽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능력이 있는 팀장은 '그냥 내가 하고 말지 뭐'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본인이 혼자 해버리는 것이 빠르기도 하다. 만약 팀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정말 혼자 수행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다 보면 팀원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팀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며, 팀장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의 업무는 그렇게 혼자 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만만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팀장은 과부하가 걸리고, 혼자 하던 때만큼의 성과를 오히려 내지 못하고, 결국에는 팀원들을 원망하게 된다.


그렇지만 원망하기 전에 과연 내가 팀에 정확한 목표와 역할을 주었는지, 명확한 업무 범위와 목표시점을 주었는지를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이러한 과정들이 어렵고 번거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계속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팀원들도 익숙해져서 본인 스스로가 목표를 명확히 인지하고, 본인의 역할을 알고 보다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이때 팀장으로서 중요한 것은 팀원들을 믿는 것이다. 본인 스스로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믿음을 주고, 성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만약에 팀원이 그 업무를 완전히 수행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업무 자체가 실패로 돌아가지 않도록 대비책도 (Mitigation Plan) 생각해두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팀원도 팀장에 대한 든든한 믿음이 생기고 마음껏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한 신뢰의 상호 관계가 지속되면서, 팀원들의 능력은 커진다. 스스로 목표를 수립하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먼저 이야기하며, 계속해서 업무 범위를 넓혀가게 된다. 


내가 팀장으로서 가장 신뢰하는 팀원과의 대화는 보통 '척하면 척'이었다. 절대로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그 과정은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1. 우리가 왜 (Why)이 업무를 해야 하고, 목적이 무엇이며 (Objective setting), 

2.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각자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How/ Role & Responsibility Setting), 

3. 언제까지 무엇을 할지 (What/ When)를 합의 (Align)하고

4. 만약 우리가 생각한 계획이 잘 안 되었을 때의 대비책은 무엇인지 논의


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1번과 2번이 굉장히 빠르게 합의되게 되고, 3번과 4번에 대해서도 팀원 본인이 먼저 생각하게 되며, '척하면 척'의 단계까지 오게 된다.


그 단계까지 이른다면 팀원의 능력을 발전하고 결국 좋은 '팀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혼자 일을 잘했던 사람도 처음 팀장이 되면 많은 실수를 반복한다. 혼자 실수하면 혼자만 그 실수를 만회하면 되지만, 팀장이 되어 실수하면 팀 전체가 그 실수를 만회해야 한다. 그러한 실수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잘 만회하기 위해 위와 같은 방법을 한번 실천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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