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반 동안 백수로 지내다가 출근을 했다.
항상 사람들로 미어터지던 방향의 반대쪽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니, 이동하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내가 출근하는 스타트업은 의료기기 제조 회사로, 제조 공장과 함께 도심과 떨어진 외곽에 자리하고 있다.
내 자리에서 보이는 창밖의 풍경에는 산과 논이 있다. 출근길에도 논과 산을 보며 출근을 하니 왠지 먼 곳으로 여행이라도 온 기분이 들었다.
새롭게 컴퓨터 세팅을 하고, 새 명함을 받고, 새로운 동료분들과 인사를 했다.
시간이 흘러 내가 이 회사에 적응이 되어있을 때면, 서로가 어색해하던 오늘이 생각나서 웃음 지을 날이 오겠구나 싶어 괜히 웃음이 나왔다.
회사 입사 첫날은 언제나 어색함과 긴장이 공존한다.
뭘 해도 자신이 어설프게 느껴지고, 모르는 것이 있어도 선뜻 물어보기가 뻘쭘하다.
벌써 다섯 번째 첫 출근이지만 참 어색하다.
그래도 오늘 출근하면 나 자신이 이런 느낌일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아서일까? 어색한 느낌이 낯설지는 않다.
앞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고, 실행하고, 좌절도 하고 성장해 나가겠지 하는 생각으로 내 인생에서 역사적인 오늘을 기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