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남은 달력이 세 달 남짓.
이제 이것밖에 남지 않았나 싶다가도,
올해의 기억들은 다양하고도 치열했다.
한 해의 마무리는 내년 계획의 시작이다.
지금부터는 올해의 치열함을 차분히 정리하고,
새로움은 내년으로 아껴두며 설레야겠다.
논을 보기 좋게 가득 채우는 것이 벼농사의 목적이 아니기에,
추수한 뒤의 텅 빈 논바닥 역시 초라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추수할 때,
가득 찬 논을 비우며 알곡을 모으고
허전함으로 설렘을 준비할 때.
텅 빈 논을 보며 초라함이 아닌,
가득 찬 알곡을 보며 스스로를 격려하고 축하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