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하는 것이 직업은 아니지만, 나의
지금까지의 직업들은 설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거래처를 설득하고, 직장 상사나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식으로 말이다.
누군가를 설득한다는 것은 쉬운 과정은 아니다.
그 사람의 생각이 나와 다른 상태에서 나의 의견에 동의하게 하는 것이 설득의 과정이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나부터도 다른 누군가의 말을 듣고 설득당하여 생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설득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것은 일단 나와 생각이 다른 누군가에게 나의 생각을 온전히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 자체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고 그 생각의 방향성이 본인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그 사람은 내가 말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한다.
다양한 상대에게 다양한 방식의 설득을 하면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설득의 기술들을 터득한 것 같다.
1. 나와 당신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것으로, 왜 우리의 생각이 다르지 않은지로 나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가 지금 여기에 같이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는 것 만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앉아있다. 그렇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2. 서로에게 필요하여도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알기 위해 상대방이 원하는 것과 우려하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주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 말이다. 내가 어느 정도까지 나의 것을 주고 어느 정도부터는 설득을 포기하고 자리를 떠날지 미리 생각해놓자.
3. 보통은 자리를 뜨는 포인트를 명확히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포기할 수 없는 무언가는 무엇인가. 내가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는가, 이 것을 명확히 한다면 내가 설득을 포기하더라도 그 포기한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상대방의 언어로 이야기해야 한다. 상대방이 나에게 같은 편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나의 말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함이다. 평소 상대방이 자주 쓰는 표현들, 상대방의 경험에 맞는 예시를 들며 설득을 해야 한다.
5. 설득을 위한 내용 외에 상대방에 대한 다른 정보들도 도움이 된다. 내가 별로 관심이 없더라도 가끔 상대방 스스로가 관심이 많은 내용들이 있다. 그런 내용들을 내 설득의 이야기와 함께 연결한다면 훨씬 효과적이다.
6. 지금 할 말은 지금 해야 한다. 다음에 얘기해도 되겠지 하면서 적당히 물러나는 마음으로는 가끔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일어나서 후회 말고 지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 말해야 한다.
7. 가끔은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것은 정말 필요할 때만 한다. 그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상대방이 핵심을 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때이다. 그 핵심을 건들지 않으면 더 이상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 불편하지만 이 이야기를 꺼낸다.
8. 배려하자.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즐겁게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핵심을 건들고 불편하게 한다는 것이 무례하고 기분 나쁘게 하자는 말은 아니다. 불편한 이야기를 꺼낸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불편한데, 상대가 불편하지만 핵심을 보려고 하는 순간 너무 몰아붙이면 기분이 나쁘다는 감정으로 오히려 핵심을 마주하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할 수 있다.
9. 양보할 수 있는 만큼은 양보해야 한다. 경험상 대부분의 설득은 100%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앞에서 그렇게 반응해도 실제 함께하다 보면 다르게
행동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큰 방향에서 문제가 없는 범위라면 내가 양보할 수 있는 만큼은 양보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롭다고 생각한다.
10.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설득을 했다는 것은 끝이
아닌 새롭게 함께 한다는 시작이다. 생각이 달랐던 사람의 행동이 갑자기 완전히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대방의 작은 변화에 감사하고, 나도 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준다면 결국 진정한 설득이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