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하니 금연이라고 쓰여있는 공원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담배를 태우고 있는 아저씨.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보다 나이가 있어 보이지만 내가 쳐다보자 뭘 쳐다보냐는 듯 노려본다.
“아저씨.”
가던 길을 멈춰 낮은 목소리로 부르고는,
“여기 금연구역이에요.”
하고 말했다.
뭐 어쩌라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의 담배아저씨는 멀뚱히 쳐다본다.
더 말 섞어봐야 다툼만 나겠다 싶어 나는,
“참나”
하고 비웃으며 자리를 떴다.
담배아저씨의 그다음 표정은 보지 않았다.
본인의 잘 못보다는 어린놈이 버릇없다는 생각이나 하겠지 싶었다.
쫓아와서 뭐라고 하거나 내 뒤통수라도 한대 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그럼 그 상황에 맞게 경찰을 부르던 정당방위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예전에 한 밤 중에 공원에서 흡연하는 무리를 보고 경찰서에 신고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경찰은 금연구역에서의 흡연에 관한 단속 및 벌금 부과는 보건소의 관할이라며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았다.
한 밤 중에 보건소에서 나와서 단속할리는 만무, 나는 공공시스템의 무력함만 느끼게 되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흡연의 자유를 말하지만, 비흡연자들의 혐연권을 침해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
말 그대로 담배를 피우든 말든 상관없고 당신 자유지만 남한테 피해를 주면서 까지 그 자유를 누릴 수는 없다는 말이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지나갈 때면 나는 대놓고 연기를 손으로 쫓아내며 “아 담배냄새”하고 지나간다.
조금이라도 사람들이 죄의식을 갖고 좀 길에서 피우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본인의 잘 못을 잘 모른다. 하지만 그걸 누군가 얘기해 주는 순간 깨닫고는 한다.
아니, 대부분 그런 사람들은 잘 못을 알지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으니, 괜찮겠지? 하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얘기해 준다.
지금 당신의 행위는 잘 못되었다고.
사람들은 나를 옴부즈맨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