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찐작가 Dec 21. 2020

나는 코로나 감염자가 아니라는 착각

코로나 확산세가 심해지기 시작한, 1달 전 코로나 확진환자와 접촉을 했다. 주사실에서 영양제를 놔주다가. 환자는 증상도 숨기고, 며칠 전부터 계속 다른 병원을 전전하던 사람이었다.


그 이후 발열 여부, 증상 확인 등 병원에 들어오는 절차가 더욱 복잡해졌다. 하지만 다들 '나는 코로나 감염자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열이 나는 환자에게 현재 체온이 높으니 선별 진료소 먼저 가야 한다고 안내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한다. "저 코로나 아닌데요."


실제로 이렇게 주장하던 병동 퇴원 환자 한 명을 설득해서 선별 진료소로 보냈다. 끝까지 보건소에서 전화를 잘 받지 않는다며 검사를 미루던 환자다. 결국 검사 다음날 확진되었다 연락이 왔다. 결국 같은 병실을 쓰던 환자 한 명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 검사를 받은 것도 아닌데 일부 환자들은 자신은 안전하다고, 기껏해야 감기나 장염일 것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코로나 환자라고 해서 전부 펄펄 끓는 열이 나거나 각혈할 듯이 기침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봤던 환자도 37.5~38도 사이의 열과 설사 등의 가벼운 의심 증이 전부였다. 사를 받아보기 전까지는 코로나인지 아닌지 모른다.


선별 진료소 가서 병을 옮아 오는 것 아니냐며 검사를 거부하는 환자들도 있다. 하지만 증상이 있다면 마스크와 장갑을 잘 쓰고 검사받고 오는 것이 검사받지 않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 생각한다. 이미 코로나에 감염된 상태로 검사받지 않고 주위에 전파시키는 것이 훨씬 무서운 일이다.


나 역시 병원에서 일하다 보니 세 번의 코로나 검사를 하고 음성 결과를 받았다. 코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게 약간 아프긴 해도 주사 맞는 것보다 훨씬 덜 아프다. 검사는 생각보다 어렵지도 엄청나게 아프지도 않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혹은 의료진으로부터 검사를 권유받는다면, "저는 코로나 감염자가 아닌데요?"라고 하지 말고, 혹시 모르니 검사부터 받아봤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이직에 실패했다 애사심이 필요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