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부동, 토크쇼

by XiaoSong

베이징 사람들은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에 꽤나 유머러스한 입담을 갖춘 사람들이다.

강한 성조와 말끝마다 붙이는 儿자 때문에 처음에는 친절하지 못하고 투박한 말투로 들려 어딜 가나 말 걸기가 무서웠는데, 알고 보면 그 어느 곳 사람들보다도 말을 재밌게 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인지 말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작품이 유명하다. 만담이라 불리는 상성(相声)은 톈진에서 시작되어 베이징 일대의 민간 예술로 자리 잡았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어 한 글자가 가진 뜻과 음, 성조가 다른 같은 발음의 단어들을 이용해서 언어유희를 만들어 내는 특유의 재치와 요즘 사회를 반영하는 내용까지 만담 안에 모두 담겨있다.

tempImageS5GPbI.heic 19년도에 보러 갔던 고루(鼓楼) 근처의 상성 무대

상성의 전통적인 모습은 이러한데, 빠른 말 속도와 어려운 단어들로 모두 이해할 수는 없어도

해바라기씨와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중국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따라 웃는 재미로 가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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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사람들은 상성 대신 토크쇼를 많이 보러 간다고 해서 유명한 극단인 开心麻花에서 진행하는 스탠딩 코미디를 보고 왔다. 이 날 보러 간 스탠딩 코미디는 한 사람씩 돌아가며 떠오르는 대로 이야기를 해나가는 형식이었는데, 딱히 정해진 주제 없이 당일 관객들과 상호 작용하며 만들어나가는 무대였다. (사실 두 번 보러 갔는데 같은 출연자들의 토크 주제는 동일했던 걸 보니 같은 이야기를 몇 번 반복하는 것도 같았다)


말도 빠르고, 각지에서 온 출연자들이라 외국인인 내가 완전히 알아듣고 이해하기에는 어려웠다.

그래도 이런 공연의 묘미는 못 알아들어도 옆에서 웃을 때 따라 웃고, 왜 웃는지 이뉴는 모르지만 같이 즐거울 수 있는 그 분위기에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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